
관련 민원도 폭증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은 대벌레 포획 목적으로 ‘끈끈이 롤트랩’(끈적끈적한 접착 성분이 묻어있는 테이프)을 설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했다. 다만 이로 인해 대벌레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곤충들도 죽고, 칼 등으로 롤트랩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나무에도 상처가 생긴다.

가장 효과적인 방제 방법은 곰팡이의 일종인 녹강균으로 대벌레의 폐사율을 높이는 것이다. 현재 국립생물자원관은 녹강균을 활용한 대벌레 방제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실제로 장마 기간에 강수량이 늘어 상대 습도가 높아지면 대벌레의 녹강균 감염 사례가 늘어 폐사율이 증가한다. 반면 마른장마 등으로 강수량이 적은 여름에는 대벌레가 녹강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낮아져 개체 수가 급증하곤 한다.
이제는 러브버그가 문제다. 짝짓기하는 모습을 연상시켜 ‘러브버그(Love Bug)’라고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는 2015년 인천 부평구에서 보이기 시작했는데 당시만 해도 매우 생소한 곤충이었다. 2020년부터 인천과 서울과 경기도 고양시, 부천시, 광명시 등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해 2023년 이후에는 매년 서울 전역과 경기도 곳곳에서 러브버그가 대량 발생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인천 계양구에서 대거 발생하면서 관련 민원도 급증했었다.
러브버그는 중국 남부와 일본 오키나와 등에서 주로 서식하는 외래종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은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 일주일가량 짧게 활동하고 사라진다는 점이다. 국내에 서식하는 러브버그는 중국을 오가는 선박이 인천항 등에 정박하면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유전적으로도 일본 오키나와보다는 중국 남부 지역에 서식하는 러브버그와 유사하다.
국내에 서식하는 러브버그는 1년 정도 유충 상태로 있다가 6월에 번데기로 진화해 2주 정도 지난 뒤인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 성충이 돼 3~7일 정도 살다가 사라진다. 성충으로 지내는 짧은 기간 동안 러브버그가 대규모로 출몰하는 상황이 나타난다.
문제는 국내에는 별다른 러브버그 천적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반면 점차 상승하는 여름 기온은 러브버그를 확산시키는 좋은 조건이 되고 있다. 그나마 러브버그의 천적은 참새, 까치, 비둘기 등 일부 조류와 거미, 사마귀 등 일부 곤충으로 알려졌지만 급증하는 개체 수를 조절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으로 러브버그는 조류와 벌레들이 좋아하지 않는 먹이다. 껍데기가 딱딱한 데다 산성 체액을 갖고 있어 독특한 맛을 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곤충의 주요 포식자인 조류와 개구리 등이 러브버그를 잘 먹지 않는다.

7월 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박선재 국립생물자연관 연구원은 “해외에서 새로운 생물이 유입되면 기존 생물들이 이들을 먹이로 인식하고 잡아먹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처음엔 천적이 없어서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조절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러브버그는 암컷이 성충일 때 보통 400여 개, 최대 500여 개의 알을 낳는다. 올해 암컷 성충이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 낳은 엄청난 양의 알이 유충이 된다면 내년 여름에 개체 수가 더욱 급증할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러브버그 유충을 제어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제 방법일 수 있다. 곰팡이의 일종인 녹강균으로 대벌레의 폐사율을 높이는 방식처럼 곤충병원성 곰팡이를 활용해 러브버그 유충을 제어하는 방안을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곤충병원성 곰팡이인 녹강균이나 백강균 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미국과 남미 등에선 해충 방제용 생물농약이 상용화돼 있다. 현재 상황에선 국립생물자원관에서 러브버그 유충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곤충병원성 곰팡이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한데 아직 러브버그 유충 방제에 곤충병원성 곰팡이를 활용한 실험 데이터 자체가 많지 않다. 게다가 러브버그 유충이 토양 깊숙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곤충병원성 곰팡이가 토양에 분포해도 유충까지 이르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또한 러브버그가 해충이 아닌 익충으로 분류돼 있다는 부분도 한계가 되고 있다. 해충이 아닌 터라 적극적인 화학방역이 쉽지 않은데 화학방역은 생태계에 역효과를 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화학방역으로 러브버그뿐 아니라 천적인 거미와 사마귀까지 함께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짧지만 강렬하게 서울과 수도권을 스치고 지나간 러브버그는 내년 여름에도 또 다시 대량 발생이 불가피하다. 과연 어떻게 대비하고 준비해야 할지, 정부 당국과 각 지자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동선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