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 소식이 들려왔을 때부터 기대보단 먼저 우려가 앞섰던 작품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웹소설과 웹툰으로 큰 인기를 끌고, 탄탄한 팬덤까지 구축한 '슈퍼 IP'가 원작이라는 점에서 원작 팬들의 불만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
방대한 양의 이야기를 2시간이 채 안 되는 러닝타임 안에 기승전결까지 갖춰 집어넣어야 하기에 원작의 세부 설정들이 잘려나갈 수 있다는 것은 팬들도 이해하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캐릭터의 성격이나 특징, 이후 이야기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대사 등 복선이 수정되거나 삭제됐다는 것이 지적되면서 원작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작품이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부분에 대해 앞선 '전지적 독자 시점' 제작발표회에서 김병우 감독은 "원작의 분량이 굉장히 길고 그 일부분을 (영화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압축한다면 불가피하게 왜곡과 손실이 발생한다"며 "어떤 부분은 영화에 맞게 약간의 수정과 각색이 필요한 지점이 있었고, 제일 중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 한 편으로 이야기의 완결성을 갖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원작 팬들이 지적하는 세부적인 단점 밖에서도 존재한다. 먼저 주인공과 그 동료들로 구성된 이른바 '김독자 파티'의 케미스트리가 그렇게 잘 살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영화 속 김독자는 무기력한 회사원으로 평범한 삶을 살다가 10년 넘게 혼자만 읽었던 소설 속 세계가 현실화되면서 자신만이 알고 있는 소설의 설정을 이용해 결말을 바꾸려 한다. 이처럼 '평범한 청춘'이 '비범한 영웅'이 돼 가는 과정이 길지 않은 러닝타임의 극초반부에 다 풀려야 하는 탓에 상당히 빠른 속도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이 속도에 맞춰 마찬가지로 너무나도 빠르게 김독자의 변모에 적응해 버리는 동료들의 감정 변화가 관객의 입장에선 쉽게 와닿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이는 후반부 김독자의 캐릭터 방향성이 잠깐 달라졌을 때도 똑같이 적용되면서 클라이맥스임에도 갈등에서 비롯된 긴장감이 나오기도 전 밋밋한 봉합으로 허탈감을 준다.

명주실, 방패, 칼, 총 등 캐릭터별로 차별화된 무기 액션이 다양한 크리처 또는 악인들과의 대결에서 펼쳐지는데 과하게 부각된 CG 탓에 반대로 배우의 액션 볼륨이 줄어들면서 영화보단 온라인 게임 광고를 생각나게 한다. 이런 장르의 작품은 영화를 보며 배우가 그린 스크린 앞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떠올리는 순간 몰입이 어려워지는 만큼 최소한 대인 액션 신에서는 CG를 조금 덜어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주연인 안효섭과 이민호를 비롯해 채수빈, 신승호, 나나 등 배우들은 자신의 맡은 바를 해내지만, 중반부부터 등장하는 지수가 또 복병이다. 외모와 눈빛, 액션까지는 아픈 과거를 가진 여고생 저격수 이지혜로서 완벽하게 변신한 반면 대사를 칠 때마다 흐름을 깬다. 이지혜는 '전지적 독자 시점'의 원작 캐릭터와 가장 다른 설정으로 변경돼 원작 팬들의 거센 비난을 마주해야 했는데 적은 비중임에도 이토록 튀는 존재감을 보여주며 일반 관객들의 몰입도 어렵게 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듯 하다.
크고 작은 아쉬움은 남아도 원작과는 또 다른 결의 작품으로 바라 본다면 '전지적 독자 시점'은 여름 극장가의 기대작으로서 그 이름 값을 해낼 것으로 보인다. 압도적인 스케일을 보여주는 확실한 블록버스터라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견이 나오지 않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침체돼 있던 국내 영화계에 오랜만에 흥행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에 기대가 모인다. 일반 스크린으로 관람하는 것보단 4DX 같은 오감 체험이 작품의 단점은 가리고, 장점은 부각시킬 것. 117분, 15세 관람가. 7월 23일 개봉.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