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 통보를 받은 김 씨 측은 건강 문제를 이유로 “조사 방식 등에 대해 협의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지만 민중기 특검팀은 곧바로 이를 언론에 공개하며 “(협의는) 불필요하다고 거부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씨 소환 조사 전, 윤석열 전 대통령 소환 일정까지 함께 공개한 것은 ‘구속영장 청구’까지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정·조사 방식 놓고 시작된 기싸움

특수 수사 경험이 많은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미 다른 특검팀에서 혐의를 부인하거나 조사에 불응했던 것처럼 김 씨 역시 유사한 대응을 할 것으로 보고 수사 과정의 정당성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며 “소환조사로 얻어낼 수 있는 유의미한 답변이 없다면 어차피 그다음 수순은 구속영장 청구인데, 무리한 소환조사를 하느니 충분히 시간을 두고 소환하는 것을 선택한 것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특검의 소환 통보에 김 씨 측 변호인은 특검을 방문해 “조사 방식 등에 대해 협의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입원까지 했던 점 등을 들어 건강상 이유로 장시간 조사가 어렵기 때문에 제기된 혐의를 여러 날로 분산해 조사해줄 것과 조사마다 3~4일의 휴식을 보장해줄 것 등을 요청했다. 조사 종료 시점을 오후 6시 이전으로 제한해 달라는 내용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한다는 계획이지만 특검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홍주 특검보는 지난 23일 브리핑에서 “김건희 씨 변호인으로부터 특검을 방문해 조사 방식 등을 협의하고 싶다는 입장을 전달받았지만 별도 협의는 불필요하고 통지된 일자에 출석하면 된다”고 일축했다.
#소환은 ‘구속영장 위한 명분?’ 증거 입증 집중하는 특검팀
민중기 특검팀은 김건희 씨 소환을 앞두고 여러 의혹들을 입증할 증거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른바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김 씨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 씨의 아내를 소환조사하는 한편 김예성 씨가 설립에 관여한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에 2023년 6월 투자한 기업 및 금융기관 관계자들도 소환했다.

특히 전 씨가 휴대전화에 ‘건희2’라고 저장된 연락처를 통해 김건희 씨와 직접 연락했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데, 특검팀은 전 씨에게 명품 가방 등 물품을 전달했다는 윤 전 본부장을 22일 불러 조사했다. 추가로 전 씨가 공기업·금융기관 인사 등에 개입했을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김건희 씨의 주식계좌 관리인이자 삼부토건 주가조작 세력과 연결고리라는 의혹이 제기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도 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조사 중이다.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김 씨와의 친분을 언급하며 “집행유예를 받아주겠다”며 8000만 원을 챙겼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소환 불응이 변수, 전직 대통령 부부 모두 구속 ‘불명예’ 쓸까
수사의 핵심 정점인 김건희 씨에게 8월 6일 소환 통보를 끝낸 특검팀이지만 이를 위해 필요한 참고인·피의자들이 잇따라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다. 집사 게이트 관련 회사에 35억 원을 투자한 참고인 HS효성 조현상 부회장은 변호인을 통해서도 귀국일자와 출석일자를 밝히지 않고 있고,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도 건강상 사유로 특검팀과 조율을 거쳐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집사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김예성 씨는 지난 4월 베트남으로 잠적해 특검팀이 경찰청의 협조로 인터폴 적색수배(국제수배)를 내린 상태다. 김 씨 측은 변호인을 통해 “도피 중이 아니며 귀국해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작 국내 귀국 여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관련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은 지난 17일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도주해 현재 행방이 묘연하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 도주 즉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지명수배를 내리고 추적 중이다. 이 밖에 공천 개입 의혹 관련,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도 “23일 또는 24일 출석해 조사 받으라”는 특검의 통보에 “변호인 일정상 8월 7일만 가능하다”고 답했다.
명태균 씨 역시 뇌물공여·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7월 28일 오전 10시 출석하라는 통보서를 특검팀이 창원까지 내려가 전달했지만 “미리 잡힌 일정이 있어 출석이 어렵다”며 조율을 요청했다.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역시 최근 특검의 소환 통보에 “다음 주에 출석하겠다”며 조율을 요구하고 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미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적용한 혐의와 추가 수사가 더 필요한 혐의, 입증이 쉽지 않아 기소하지 않을 혐의를 얼추 정리했을 것”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구속된 상태기 때문에 그가 정점에 있지 않은 ‘뇌물 수수 사건’ 등 증거가 입증된 것만 추려서 영장을 청구하지 않겠냐. 8월 중에는 영장을 발부받는 게 목표라서 8월 초 소환을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환한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