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논란이 된 인물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였다. 이진숙 후보자는 장관 지명 직후부터 제자 논문 가로채기 및 논문 표절 의혹, 자녀 조기유학 초·중등교육법 위반, 충남대 교내 평화의 소녀상 설치 반대 및 철거 요구 문제 등이 제기됐다. 강선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보좌진 갑질 의혹에 휩싸였고, 이 과정에서 거짓 해명을 했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역대 어느 정부도 1기 장관 후보자 중 낙마 없이 전원 임명된 사례가 없었던 만큼, 꼭 한 명을 사퇴시킨다면 이 후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대통령실이 이진숙 후보자 지명 철회를 발표하면서 강선우 후보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강 후보자는 사실상 임명을 강행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브리핑에서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임명하는 것으로 보면 되나’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뒤 “다양한 의견이 있었던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인사권자로서 여러 가지 종합해 이런 결정을 했다는 점을 국민들이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대통령은 22일 국회에 안규백 후보자, 권오을 후보자, 정동영 후보자와 함께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했다.
뿐만 아니라 14일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으로 임명된 강준욱 동국대 교수를 둘러싼 논란까지 불거졌다. 강준욱 비서관은 지난 3월 펴낸 ‘야만의 민주주의’ 책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하고, 이를 내란으로 규정하는 것은 ‘여론 선동’이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 SNS 등에 일제 강제징용을 부정하거나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옹호하면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도’라고 거론한 사실 등도 추가로 밝혀졌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1~23일 사흘간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여론조사도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가 2주 전 조사 대비 1%p 낮은 64%를 나타내, 4번 조사 만에 상승세가 멈췄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19일부터 2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강선우 후보자 적합도’에서 부적합이 60.2%를 보였다. 적합은 32.2%에 그쳤다.
그러자 대통령실과 여당에서도 수습에 나섰다.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 박찬대 후보는 일제히 강 비서관 사퇴를 촉구했다. 강득구 의원도 자신의 SNS에 “통합은 다양한 생각을 포용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윤석열 계엄을 옹호한 자가 통합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며 “계엄 옹호는 지난 겨울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에 대한 모독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강선우 후보자에 대해서도 민주당 일부에서도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의혹의 사실관계를 떠나서 강 후보자에 대한 국민 여론이 부정적으로 굳어졌다. 당내에서도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임명 강행은 이재명 정부 임기 초 국정동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대통령실로 전달이 된 걸로 안다”고 귀띔했다.
박찬대 후보까지 나서 강 후보자 자진 사퇴를 공개 촉구했다. 박 후보는 23일 자신의 SNS에 “동료 의원이자 내란의 밤 사선을 함께 넘었던 동지로서 아프지만, 누군가는 말해야 하기에 나선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렵고 힘들지만 결정해야 한다. 강 후보자가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준욱 비서관 역시 문제가 제기된 지 이틀 만인 22일 자진 사퇴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국민통합비서관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도 넓게 포용하겠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에 따라 보수계 인사의 추천을 거쳐 임명했지만, 국민주권정부의 국정 철학과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됐다”며 “이에 강 비서관은 자진사퇴를 통해 자신의 과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국민께 전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이 인사 악재를 빠르게 끊어내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 대통령 리더십에 일정부분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면서 2000년 고위공직자 인사청문 제도 도입 이후 현직 의원이 낙마한 첫 사례가 됐다. ‘현역 불패’가 깨질 정도로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는 비판이 이 대통령을 향해 쏟아졌다.
당초 대통령실에서는 인사 논란에 대해 “인사 검증 시스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연이은 낙마로 강유정 대변인은 23일 “인사 검증 절차를 꼼꼼히, 엄밀히 진행하고 있지만 더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를 찾기 위해 살펴볼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인사 검증 절차의 조속함과 함께 엄정함을 갖추겠다”고 전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를 향해서는 “(이재명 정부에서) 불과 한 달 사이에 비서관급 이상에서만 무려 4건의 낙마 또는 교체가 일어났다. 단순히 대통령실 인사 검증이 부실하다는 수준을 넘어 애초에 인사검증시스템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의구심이 든다”며 “거짓 해명으로 버틴 강 의원과 맹목적으로 비호한 민주당,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강행한 이 대통령까지 모두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내란·김건희·채해병’ 이른바 3대 특검이 모든 관심을 다 끌어가고 있어, 인사 논란은 금방 수그러들 것이라는 전망도 뒤를 잇는다. 앞서 관계자는 “3대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씨를 둘러싼 각종 범죄 사실을 매일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을 끊어내지 못하고, 오히려 연루 의혹만 새롭게 밝혀지고 있다”며 “이에 이재명 정부의 인사 논란은 대중의 관심에서 뒷전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앞서 NBS 여론조사를 보면 ‘정당지지도’에서 민주당은 2주 전 조사 대비 2%p 하락한 43%를 나타냈다. 반면 국민의힘 역시 2%p 하락해 17%를 기록했다. 20%대가 무너진 데 이어 지난 2002년 9월 국민의힘 당명 변경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각 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각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