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변이 일어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하위팀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이 강팀 첼시를 꺾었다. 이로써 QPR은 강등권 탈출을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고 첼시는 선두권에서 한층 멀어졌다. 이번 경기는 상당히 의미하는 바가 크다. 반환점인 19라운드를 돌아 본격적인 선두 경쟁과 강등권 탈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EPL에서 이번 경기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첼시가 선두권 경쟁에서 멀어지면서 맨체스터 연고 두 팀의 양강 체제가 더욱 공고해졌으며 강등이 유력해 보이던 리그 최하위 QPR이 본격적인 강등권 탈출 경쟁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이변의 주인공이 QPR의 주장 박지성이었으면 좋았겠지만 박지성은 부상을 털고 리그에 복귀했다는 점에 의미를 둬야 했다. 대신 영예의 주인공은 션 라이트-필립스가 됐다. 션 라이트-필립스의 중거리 슛 한 방이 제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가면서 경기 내내 수비에 중점을 뒀던 QPR은 기적적인 1대 0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박지성은 후반 45분에 투입돼 비록 몇 분 안 되는 시간만을 소화했지만 한 달 여 만에 리그에 복귀했다는 데 의미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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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BS ESPN 중계화면 캡쳐 | ||
3일 오전(한국 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2012-1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경기에서 원정팀 QPR이 홈팀 첼시를 1 대 0으로 꺾었다. 21라운드에서 겨우 리그 두 번째 승리를 거둔 QPR은 그 상대가 첼시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져왔다. 20라운드에서 리버풀에 3대 0 완패를 당했던 충격을 단 번에 날려 버렸다.
경기 양상은 90분 내내 첼시가 압도적이었다. 그렇지만 QPR의 수비에 막혀 답답한 골 결정력을 보인 첼시는 끝내 QPR의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리그 최하위 팀과의 홈경기인 만큼 주전 후안 마타와 에당 아자르를 모두 선발 라인업에서 빼고 마린과 모세스 라인을 선발로 내세운 첼시는 결국 후반 들어 마타와 아자르를 모두 기용했지만 끝내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QPR 역시 답답한 경기를 보여주긴 매한가지였다. 경기 내내 첼시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급급했으며 제한된 공격 기회 역시 제대로 풀어가지 못했다. 그렇지만 후반 33분 코너킥 상황에서 모든 상황이 뒤바꼈다. 코너킥으로 날아온 공을 받은 타랍이 공을 툭 떨어트려 슛 찬스를 열어주자 션 라이트-필립스가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을 날렸다. 땅볼 중거리 슛은 경기 양상을 단 번에 뒤집어 버린 이날 경기의 결승골이 됐다.
첼시에서 뛴 바 있는 션 라이트-필립스는 골 뒤풀이를 하지 않는 것으로 첼시 팬들에 대한 예의를 지켰다. 지금껏 풀햄을 상대로 단 1승을 거뒀을 뿐 7무 12패로 리그 최하위이던 QPR은 첼시를 상대로 의미 있는 리드 2승을 만들어냈다. 게다가 이번 승리는 지난 86년 1월 29일 리그컵 경기에서 첼시에 2 대 0 승리를 거뒀던 QPR이 무려 27년 만에 첼시 원정경기에서 얻어낸 승리이기도 했다.
이로써 21라운드까지 승점 38점을 거둔 첼시는 토트넘에 밀려 리그 4위를 기록 중이다. 선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52점)에 14점 뒤지고 있으며 2위 맨체스터 시티(45점)에도 7점 뒤진 상태로 선두권에서 더욱 멀어졌다. 이제는 에버튼 아스널 등과의 챔피언스리그 진출 경쟁까지 신경 써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QPR은 슴점 13으로 여전히 리그 최하위지만 19위 레딩과는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다. 강등권 경쟁 팀들인 18~15위 팀들이 승점 18~20점을 기록해 QPR과는 5~7점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첼시를 꺾은 기세를 잘 살린다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도 있어 보인다.
만약 첼시가 승리를 거뒀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수 있다. 첼시는 승점 41로 리드 3위가 되며 맨시티와의 승점차도 4점으로 줄일 수 있었다. 첼시가 한 경기 덜 치렀음을 감안하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승점 차이다. 반면 QPR은 승점 10점으로 강등권 경쟁팀과의 승점차가 7~10점으로 사실상 강등이 확정되는 분위기가 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션 라이트-필립스의 한 방으로 이런 예상은 모두 잘못된 가정이 되고 말았다.
아쉬운 부분은 강팀과의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곤 했던 박지성이 후반 45분에서야 교우 교체 출전했다는 부분이다. 부상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박지성이 부상을 털어내고 복귀한 만큼 국내 축구 팬들은 박지성이 QPR의 강등권 경쟁에서 맹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o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