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정주 대표는 “경기도의 재정 여건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기도는 2025년 예산 중 이미 편성·집행 중인 항목에서 약 20% 감액을 목표로 오는 9월 제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 대표는 그 여파가 경기문화재단에도 즉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출연금 중 인건비·경상경비·사업비의 집행 잔액을 추계해 추경에 반납해야 하며, 경상경비는 일괄 20% 삭감이 검토되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순세계잉여금(한 해 예산 중 다 쓰지 않고 남은 돈)으로 편성된 2024년 결산 잔액 17억 원의 반납도 앞두고 있어, 재정적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6월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1차 추경안 심사에서 경기문화재단에 28억 원 증액을 책정, 여야 합의 만장일치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최종심의 과정에서 경기문화재단 추경은 전액 삭감돼,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이 전액 삭감을 요청했다는 말이 전해졌다.
도의회에서 여야가 합의해 정식으로 예산이 상정된 이후 전면 삭감된 일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그 과정에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이 산하 공공기관의 예산을 전액 삭감해 달라 요청했다면 더 이해할 수 없는 지점이다.
이에 지역 정가 등에선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 사이에 갈등이 있고, 경기도 및 김동연 지사가 ‘보복적’ 행정행위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경기문화재단 기금 사용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경기도가 올해 초 도 자체 특정 사업 추진을 위해 재단 기금 활용을 제안, 이사회를 통해 재단의 기본재산을 보통재산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의결했는데 유 대표가 이사회 의결을 최종 승인하지 않고 철회했다.
유정주 대표 역시 직원들에게 보내는 글에서 경기도 및 김 지사와의 갈등을 의식한 듯한 언급을 했다. 유 대표는 “경기문화재단은 2008년 도립 박물관·미술관 통합 이후 기관 수와 인원은 꾸준히 늘었지만, 고유사업을 위한 출연금 규모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출연금 한도는 그대로인 상황에 인건비가 오르면, 그만큼 사업 예산은 줄어드는 구조”라며 “2026년과 2027년에는 더 어려운 상황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유 대표는 “지금은 우리 모두가 재단을 둘러싼 현실을 함께 인식하고, 차분히 해법을 찾아야 할 시기”라며 “경기문화재단이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직원)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책임감 있는 노력과 헌신 덕분”이라고 격려했다.
끝으로 유 대표는 “이번 위기는 분명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동안 우리 재단이 오랫동안 고민해 온 광역 재단으로서의 방향과 정책, 사업의 구조, 존재의 의미를 다시 가다듬고 새롭게 정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며 “나 역시 가장 책임이 요구되는 자리의 중심에 서서, 방향을 세우고 힘껏 나아가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경기도 문광국은 경기문화재단 등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예산 압박을 유 대표의 언급보다 더 강하게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유 대표는 ‘기본재산을 보유하고 활용하지 않으면 2026년도 출연금이 2025년 대비 20% 수준으로 편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문광국이 최근 더 낮춰 ‘0원’, 즉 예산을 주지 않는 안을 제시했다고 알려졌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