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일이 없었다면 조 전 대표에 대한 사면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애초 국민의힘은 정치인 사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혀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송 위원장의 문자 사건으로 국민의힘은 ‘겉으로는 반대하면서 속으로는 찬성한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이와 같은 정치적 상황 속에서 정권은 조 전 대표 사면을 상대적으로 부담 없이 추진할 명분을 얻을 수 있었다.

결국 국민의힘의 이중적 행보가 조 전 대표 사면 복권 가능성을 현실화하는 데 기여했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은 상당한 정치적 파장을 몰고 올 것이다.
무엇보다도 주목할 점은 조 전 대표가 친문 진영의 상징적 인물이라는 사실이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는 친명 세력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친문 세력 역시 적지 않은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친문을 대표하는 인물이 정치 전면에 복귀한다면, 친명 진영으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조국혁신당의 지지율 상승 가능성이 커졌고, 민주당 내부 친문 세력의 발언권 역시 확대될 수 있는 정치적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그 결과, ‘친명 일색’이라는 민주당에 대한 평가는 약화될 것이며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당 장악력에 균열이 생길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조 전 대표의 복귀가 여론의 관심을 분산시킨다는 점에서 반가울 수 없고, 오히려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중도층과 젊은층의 조 전 대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정권에 있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리스크다. 출범 두 달 남짓 지난 이재명 정부로서는 젊은 세대와 중도층의 부정적 반응에 따른 ‘사면 역풍’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원래도 젊은 세대는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지 않았는데, 이번 사면으로 ‘불공정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경우 더욱 곤혹스러운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
조 전 대표의 죄명이 ‘입시 비리’라는 점 외에도, 사면의 핵심 조건인 반성과 뉘우침이 여전히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불공정 이슈’는 재점화될 수 있다. 게다가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차명 주식 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이춘석 의원 문제까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상황에서 조 전 대표 사면은 과거 ‘조국 사태’를 떠올리게 하며 정권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두 사건 모두 ‘불공정’이라는 핵심 키워드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권 입장에서 이번 사면은 일정한 정치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선택이기도 하다. 우선, 지지층의 외연 확대라는 전략적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친명과는 결이 다른 친문 지지층까지 아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사면은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 이재명 대통령 입장에서는 차기 대권 주자군을 확대함으로써 당내 경쟁 구도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계산도 가능하다. 다양한 주자들이 경쟁하는 구도 속에서 당 장악력을 오히려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치적 결정에는 언제나 득과 실이 공존한다. 중요한 것은 득이 실보다 크다고 판단될 때 과감한 선택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사면이 실보다는 득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이 대통령이 내린 이번 결단 역시 그 흐름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란 언제나 변화무쌍한 생물과 같다. 그렇기에 결과에 대해서는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외부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신율 명지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