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검 출석 직전까지도 김 씨가 특검 소환조사에 응할지 의구심이 제기됐다. 윤 전 대통령은 현재 수감된 서울구치소 내에서 김건희 특검팀 체포영장 집행에 완강히 저항하며 조사에 불응하고 있다. 김 씨 역시 특검 수사를 앞둔 지난 6월 지병인 극심한 우울증을 이유로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에 입원한 바 있다.
김 씨의 경우 특검에 나와 혐의를 소명하는 게 더 유리하다 판단했다는 해석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은 이미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혐의는 형량이 무기징역 또는 사형밖에 없다. 더 물러날 곳이 없기 때문에 특검 조사를 안 받고 버티는 것”이라며 “반면 김 씨는 아직 명확히 기소된 혐의가 없다. 내란 혐의도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다. 구속을 피하려면 특검에 나가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김 씨의 말 중 ‘나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에 주목했다. 여권 관계자는 “김 씨의 입장 중 다른 대목은 말하기 전부터 알 수 있을 정도로 정형화된 멘트다. 거기에 ‘나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들어간 것”이라며 “자신은 국정에 개입해 사적 이익을 누릴 직위도 권한도 없는 사람이었다는 걸 강조하면서 혐의를 모두 떠넘기려 계산하고 문구를 집어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 씨는 11시간 동안의 특검 조사를 마치고 6일 오후 8시 50분쯤 특검 사무실에서 나왔다. 김 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채 특검 사무실 건물을 빠져나가 귀가했다.

오정희 특검보는 언론 브리핑에서 “구속영장 요건에 다 해당한다고 판단해 청구했다. 법에 요건이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형사소송법 제70조는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고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증거 인멸할 염려가 있거나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를 구속 요건으로 명시한다.
특검팀은 김 씨가 전날 조사에서 제기된 혐의 일체를 부인해 증거인멸의 우려가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법조계 관계자는 “방대한 의혹에 비해 특검의 김 씨 조사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특검에서는 명백한 증거가 있는 내용만 질문을 했고, 여기에 김 씨가 계속 거짓말로 일관했다고 한다. 이에 특검에서는 구속영장을 바로 준비해 친 것이다. 어찌 보면 김 씨 측이 함정에 빠졌다고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법조계 등에서는 김 씨의 구속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기류다. 김 씨를 둘러싼 범죄 의혹이 많고, 검찰과 특검의 수사를 통한 증거가 많이 나왔음에도 김 씨가 혐의를 전반적으로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검 내부에서도 김 씨의 영장 발부를 자신하는 분위기가 포착된다.
반면, 특검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다면 김건희 특검의 수사 동력은 약해질 전망이다. 특검이 무리하게 수사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입장에 공감대가 커질 수도 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8월 7일 김건희 특검이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할 때 위법을 저질렀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 수사에 대해 “정치적 목적에 따라 법을 도구화한 노골적인 정치보복”이라고 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 강제 인치 시도는 헌법이 보장한 인권을 정면으로 짓밟는 중대한 사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