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금융업 확대 여부가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 1위 재벌의 신 성장동력 발굴 성공 여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동안 삼성은 지배구조와 관련된 부정적 시선을 받아 왔다. 최근 들어 여러 재벌들의 지주회사제 전환 선언이 이뤄진 점은 삼성 지배구조 논란을 부채질하기에 충분했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지분율 1.86%에 불과한 이건희 회장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것에 대한 갑론을박이 계속된 것이다.
삼성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아우르는 대형 금융사를 만들 경우 이는 금융지주회사 설립 가능성으로 연결된다. ‘금융계열사가 비금융계열사 지분 보유는 5%를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개정안에 따라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7.26%)에 대한 일부 처분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이는 논쟁을 부르고 있다.
만약 삼성이 대형 금융사 설립을 전제로 금융지주회사제와 제조업 지주회사제를 병행하면 이 같은 논란은 불식될 수 있다. 만약 삼성생명이 금산법 개정안 시행령에 따라 삼성전자 지분 2.26%를 처분할 경우 현금 2조 원 정도 확보가 가능해 이를 기반삼아 나머지 금융계열사 지분을 사들이는 형태로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도모할 수도 있는 까닭에서다.
그러나 이 회장 일가의 삼성생명 지배력을 살펴보면 삼성이 금융지주사 설립에 머뭇거리는 배경을 엿볼 수도 있다. 현재 이건희 회장은 자신의 지분 4.54%와 삼성에버랜드의 지분 13.34%를 비롯한 우호지분 35.62%를 통해 삼성생명을 지배하고 있다. 그런데 범 삼성가인 신세계(13.57%)와 CJ(7.99%)의 지분율이 예사롭지 않다. 자칫 삼성의 금융소그룹에 대한 영향력이 신세계와 CJ에 일부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까닭에서다.
현재 급물살을 타고 있는 생명보험사 상장안도 삼성 지배구조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삼성생명이 상장될 경우 삼성에버랜드가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의 가치가 에버랜드 자산의 절반 이상이 돼 에버랜드가 금융지주사로 지정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에버랜드는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포기해야 하며 이는 그룹 지배구조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런 까닭에 일각에선 삼성이 자통법 시행을 맞아 금융업을 확대한다 하더라도 금융지주사 설립엔 회의적일 것이라 보고 있다. 오히려 대선 지지율에서 범여권을 앞서가는 한나라당이 공언하는 ‘금산 분리 완화’에 더 큰 기대를 걸 것이라 보는 시선들이 많아지고 있다.
천우진 기자 wjcun@ilyo.co.kr
잘못하면 회장님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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