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 씨는 피해자인 B 씨와 20년 넘게 친분을 유지하고 있던 사이였다. 특히 B 씨는 고아로 자란 A 씨의 사정을 알고 그에게 자신의 방을 내어주고 반찬을 만들어 줄 정도로 호의를 베풀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범행 당시 A 씨는 지병으로 일을 그만두면서 생활비가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A 씨는 평소 B 씨가 거실 서랍에 현금 10만 원을 넣어 두고, 현관 한쪽에 열쇠를 숨겨둔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A 씨는 신분을 감추고 주택에 침입했지만, 잠에서 깬 B 씨가 A 씨를 알아보며 소리치자 부엌에서 흉기를 가져와 살해했다. 범행 후 A 씨는 미리 준비해둔 옷으로 갈아입고 부산으로 도주했지만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항소심 재판부는 “20년 넘게 누나, 동생 관계로 지내온 피해자는 피고인이 고아로 지내는 사정을 알고 도와줬다. 강도살인 범행은 반인륜적 범죄로, 피고인은 어려운 사정을 알고 도움을 준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삼아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유족들이 느낀 배신감과 정신적 고통이 극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강도 범행과 달리 살인 행위까지는 치밀하게 계획하지 않았고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측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4월 열린 1심 재판에서 법원은 “평소 피고인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도움을 줬던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피고인의 배신성을 고려했을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A 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한 바 있다.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