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증장애인과 가족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법...“중증장애인, 탈시설 후 방치…생존권 위협”
부모회는 2021년부터 탈시설 정책의 문제점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이들은 이번 법안이 거주시설 폐쇄를 유도해 사실상 중증장애인과 가족을 “사형선고”에 처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한다.
최근 서울시로부터 폐쇄 명령을 받은 ‘송천한마음의 집’ 사례를 언급하며, 일부 중증장애인이 새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문제행동이 심화되거나 갈 곳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모회는 “대체 운영방안 없이 폐쇄만 밀어붙이는 것은 명백한 복지 실패”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들은 "신규 거주시설 설치가 약10여 년 넘는 기간동안 전무한 상황에서, 오히려 탈시설 법안만 추진하는 것은 장애인과 가족을 무관심 속에 방치하는 차별행위"라고 강조했다.
# “탈시설이 자립? 활동지원 공백·인권침해 우려 커”
부모회는 법안의 핵심인 ‘자립지원주택’이 사실상 소규모 거주시설 형태에 불과하며, 인력과 돌봄의 질 모두 심각한 한계를 가진다고 밝혔다.
특히 평균 60세 이상의 여성 활동지원사가 중증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현실에서 체력적 한계와 안전 문제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부 지원주택에서는 성폭행, 돌봄 공백에 따른 사망 사례가 발생했음에도 책임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 무연고 중증장애인 강제 탈시설…“인권 사각지대”
무연고 중증장애인의 경우 보호자 없이 강제 탈시설이 진행되는 사례도 지적됐다. 부모회는 서울시의 사례를 들어, “의사 표현이 어려운 장애인조차 보호자 없이 시설에서 내몰리고, 탈시설 이후 행방조차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이는 곧 통계 밖으로 사라지는 인권 침해라고 경고했다.

부모회는 ‘시설=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모든 장애인이 자립생활을 원하는 것은 아니며, 특히 중증장애인과 가족은 안정적인 거주시설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립이란 단순한 독립이 아니라 삶을 스스로 결정할 권한”이며, 시설에 살더라도 자율성과 선택권이 보장된다면 그것 역시 자립의 한 형태라는 입장을 밝혔다.
# 대안은 ‘거주시설 선진화법’
이날 집회에서 부모회는 장애인자립지원법 폐기와 함께, 기존 거주시설을 환경적으로 개선하고 선진화하는 ‘거주시설 선진화법’ 제정을 제안했다.
부모회는 “정부는 자립지원주택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장애유형과 욕구에 맞춘 시설·재가 서비스의 균형을 제공해야 한다”며, “중증장애인 가족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도록 실질적인 돌봄과 안전이 보장되는 복지정책”을 촉구했다.
이번 집회는 단순한 정책 반대가 아니라, 중증장애인의 생존권·주거권·선택권 보장을 위한 요구로 이어질 전망이다. 부모회는 법안이 통과될 경우 장애인 복지 현장의 혼란과 피해가 심각해질 것이라며, 국회와 정부의 재검토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