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조국 전 대표를 사면해주면서 친이재명계 입장에서도 조 전 대표를 마냥 비판만 할 수 없게 됐다”며 “친문재인계와 친이재명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말도 이 대통령의 조 전 대표 사면 결정에 힘을 싣기 위함일 것이다. 최근 중진들 사이에서 합당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합당 시 민주당 입장에선 선거 때 진보 진영 표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으로 분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실익이 있다. 조 전 대표가 부산 출신인 점이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 선거를 치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현재 부울경 지역 광역자치단체장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부울경 지역 공천을 조국 전 대표와 조국혁신당 일부 인사에게 할애하는 방식으로 합당이 성사되면, 해당 지역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말했다.
다만 그만큼 조국혁신당에 후보 자리를 내줘야 해 당 내에선 불만의 소리가 나올 수 있다. 조국혁신당 지지세가 상당한 호남지역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조국혁신당은 광주·전남·전북에서 각각 47.72%, 43.97%, 45.53% 정당 지지 득표율로 민주당(각각 36.26%, 39.88%, 37.63%)을 제치고 1위를 기록, 12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했다. 특히 광주에서는 10%포인트 넘게 민주당을 앞서 주목을 받았다. 올해 열린 ‘4·2 재보궐’ 전남 담양군수 선거에서도 조국혁신당 정철원 후보가 민주당 이재종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합당 후 공천권 갈등으로 내부 분열 분위기가 조성되면 실제 득표율이나 의석수 예측에서도 불안성이 커질 수 있다. 합당을 하지 않을 경우 공동경선제, 후보 여론조사 단일화 등 다양한 협력·조정 방식이 시도될 수 있지만 이 역시 당내외 반발이 나오거나 분열이 발생할 위험성이 있다.

조국혁신당도 합당에 따른 이익과 리스크를 함께 고려 중이다. 합당으로 정치적 안정을 확보할지, 독자 노선으로 몸집을 키운 뒤 합당 지분을 확대할지 갈림길에 있다. 일부 지역이나 연령·계층·성별에서 조국혁신당에 대한 높은 호감도가 감지돼 이를 활용한 독자 생존력 실험에 나서보자는 의견이 적지 않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소폭 상승한 결과도 이런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다.
당 내에선 민주당과 경쟁구도가 일부 선거구에서 국민의힘에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조국 전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6·3 지방선거 목표에 대해 “현재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1 대 1 구도인데 국민의힘의 파이를 0.5로 낮추는 것”이라며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어부지리를 얻는다면 조국혁신당도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합당 생각은 없으며 국민의힘이 여전히 내란세력을 우호하고 있어 심판하는 것에 노력을 기울이면서 정치개혁에 집중하겠다”며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양당 체제의 한계, 과도한 진영 정치를 변화시키기 위해 진보당이나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과 공조하면서 정치를 개혁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 전 대표가 지난 18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합당과 관련해 “어떤 게 진영 전체에 도움이 될지 열린 상태로 고민하고 당내 의견을 모아보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합당 가능성을 연 것이 아니라 우리 당의 역할과 비전, 지방선거 전략 차원에서 어떻게 국민의힘을 심판할지 고민하겠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조국 전 대표의 정치적 과제는 이재명 정부, 민주당과 얼마나 선명한 차별성을 부각시키느냐에 달려 있다”며 “공수처·검찰개혁이나 국가수사청 신설 같은 강력한 개혁 의제를 전면에 내세울 텐데, 민주당 입장에선 개혁 주도권이 조 전 대표에게 넘어갈 수 있어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풀이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