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양구 전 회장의 갑작스런 지분 매각에 위기감을 느낀 나원균 대표는 유상증자와 자기주식을 활용한 교환사채(EB) 발행으로 대항했다. 이에 이 전 회장 측은 신주 상장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며 경영권 탈환을 추진하고 나섰다. 나 대표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지난 5월 받아들여 회생절차가 개시됐다.
동성제약의 최대주주가 된 브랜드리팩터링 측이 지난 6월 나 대표 등을 회사 자금 177억 원 횡령 등 혐의로 고발해 진흙탕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일련의 논란으로 한국거래소가 동성제약 주식 매매거래를 정지 조치해 주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동성제약에 따르면 포노젠은 동성제약이 개발한 항암 약물로, 특정 파장의 빛에 반응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광과민제’다. 정상 세포를 보호하면서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방식으로, 동성제약은 해당 연구를 위해 2017년 대구 연구소 안에 암센터를 설립, 관련 연구를 진행해 왔다. 동성제약은 2024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상 계획을 승인 받았다. 당시 동성제약 측은 “이번 임상 2상은 절제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추가하는 형태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할 것”이라며 “향후 추가적으로 복막암에 대한 ‘광역학 진단’의 임상시험 계획도 신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성제약 내부에선 이양구 전 회장이 회사의 향후 10년 성장동력이자 핵심 재산권인 포노젠을 특약에 넣은 것을 회사 자산 사유화 시도로 규정하며 경계하는 반응이 거세다. 핵심 기술자산이 외부로 유출되면 기업과 주주 가치가 모두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신약이 개인의 창작물이라면 소유권 이전이 가능하겠지만 통상적으로는 회사에 귀속된 자산인데 개인이 취급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동성제약 측은 브랜드리팩터링이 포노젠을 이양구 전 회장에게 넘기는 조건으로 지분을 저가에 매입했다면 실제로는 핵심 사업 가치를 잃은 상태에서 지분만 보유하게 되는 것이므로, 브랜드리팩터링이 동성제약 핵심 자산에 관심이 없고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양구 전 회장이 포노젠을 통해 동성제약 밖에서 신사업을 전개하려는 포석이란 해석도 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사실 신약은 제약회사에서 흔히 ‘돈 먹는 하마’로 인식될 정도로 확실한 ‘캐시카우’가 되기 쉽지 않은데 이 전 회장이 지분 매각 과정에서 이를 지키려 한 것으로 보아 강한 확신이 있었던 것 같다”며 “임상 2상까지 간 것은 기업으로 치면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 단계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포노젠을 지키면 동성제약보다 더 가치를 지닌 기업을 설립해 새로 시작할 여지가 있다고 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양구 전 회장은 최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소송 중이어서 (언론 질의에) 대답하기 어렵다”며 임시주총 이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