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매체들 보도에 따르면 중국군 2만 2000여 명이 이번 열병식에 동원된 것으로 전해진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열한 군을 사열한 뒤 열병식 병력은 지상작전군, 해상작전군, 방공작전군, 정보작전군, 무인작전군, 전략작전군의 순으로 톈안먼 앞을 지나는 도로인 창안제를 행진했다. 행진에 앞서 중국이 만든 Z-20 기동헬기가 중국 공산당 깃발과 국기 그리고 군기를 매달고 날아왔다.
중국 공산당 깃발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중국인민해방군이 중국공산당의 군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즉 국가의 군대보다는 공산당의 군대라는 뜻이다. Z-20 기동헬기를 Z-10 공격헬기가 호위했으며, 뒤를 이어 Z-19 정찰헬기가 승전 80주년을 의미하는 ‘80’이란 대형을 만들어 진입했다.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전차 선보여
지상작전군의 전면에는 중국을 대표하는 전차인 99식 전차가 있었다. 1999년 국경절 열병식 때 처음으로 선보여 99식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전차는 이번 열병식에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를 새롭게 장착하고 등장했다. 이어 신형 전차도 등장했다. ZTZ-201로 불리는 이 전차는 디젤-전기 하이브리드 엔진을 적용해 험지와 도로에서 빠르고 조용히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포탑에는 원격사격통제장치가 장착돼 드론과 같은 공중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날아오는 대전차 미사일을 요격하는 능동방어체계가 설치됐다.
구체적인 제원과 세부 사항 등이 공개된 바 없으나, ZTZ-201의 무게는 35~40톤(t)으로, 중국의 99식 주력전차보다 훨씬 가벼운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대만 군사전문가 사이에서는 무거운 전차의 기동이 제한되는 대만의 지리적 환경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한다. 즉 대만 침공용 전차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번 열병식에 처음 등장한 부대도 있다. 군사항천부대, 사이버공간부대, 정보지원부대, 후방보장부대가 그것이다. 지난해 4월 중국군은 기존 전략지원부대를 우주군 성격의 군사항천부대, 사이버 군대인 사이버공간부대, 정보전을 전담하는 정보지원부대로 재편했다. 이렇게 재편된 부대들은 중국군의 최고 지휘기구인 중앙군사위원회 직속부대로 지정됐다. 열병식에는 각 부대의 깃발과 함께 각종 장비들도 공개됐다. 특히 전자정보수집과 통신 관련 장비들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밖에 각종 무인무기체계도 눈길을 끌었다. 지상, 해상, 수중, 공중을 대표하는 무인무기체계는 미국의 기술력과 대등 혹은 앞선 것으로 보인다. 유인 전투기와 유무인 복합에 사용될 스텔스 무인기인 페이홍-97은 인공지능이 적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페이홍이 열병식에 처음 등장함으로써 중국이 미국보다 인공지능이 적용된 무인 전투기를 실전 배치했다는 차원에서 미국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극초음속 미사일, 미국 항공모함 노린다
인공지능 무인 전투기와 함께 주목을 받은 것은 극초음속 미사일이다. 2019년 국경절 열병식 때 중국 로켓군은 둥펑-17 극초음속 미사일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번 열병식에는 둥펑-17에 더해 잉지(鷹擊·YJ) 계열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대거 공개했다. 둥펑(東風·DF)이 중국 로켓군의 탄도미사일을 대표한다면 잉지는 중국 해군의 대함 및 대지 미사일을 의미하는 단어다.
또한 중국 해군의 수상전투함에서 발사가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이 등장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 5 이상으로 비행하며 극초음속 활공체와 극초음속 순항미사일로 나뉜다. 빠른 속도와 함께 미사일 방어망을 회피할 수 있는 무기로 꼽힌다. 이번 열병식에서 중국군은 극초음속 활공체와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방식의 대함 및 대지 미사일을 모두 보여줬으며, 인도-태평양에서 경쟁하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미사일들은 미국 해군의 항공모함을 비롯한 각종 군함이나 기지들을 빠른 시간 내에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지상분열의 마지막을 장식한 전략작전군에는 이동식 발사대에서 운용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61과 전 지구를 사정권에 둔 둥펑-5C가 공개됐다. 우선 둥펑-61은 둥펑-41의 개량형으로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전해진다. 둥펑-5는 중국 최초의 대륙간탄도미사일로 1981년부터 실전 배치됐다.
이번 열병식에는 사거리를 늘리고 멀브(MIRV) 즉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체의 숫자를 늘린 개량형이 등장했다.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체는 대기권 내에 진입하면서 여러 개의 탄두가 각기의 표적을 향해 날아가는 분리탄두를 지칭한다. 내부에는 핵탄두를 장착하고 있다. 둥펑-5C의 사거리는 2만km로 추정되며 12개의 멀브를 내장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은 핵탄두 수량 증가와 함께 투발수단 현대화 그리고 사일로 기지 확장 등을 중심으로 핵전력 증강을 본격화하고 있다. 둥펑-61과 둥펑-5C의 열병식 등장은 이러한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동풍이 서풍을 압도한다
중국의 초대 국가주석인 마오쩌둥은 1957년 11월 볼셰비키 혁명 40주년을 맞아 세계 공산당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해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동풍이 서풍을 압도한다”고 연설했다. 이 말은 중국 소설 홍루몽의 ‘동풍이 서풍을 압도하지 않으면 서풍이 동풍을 압도한다’는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동풍은 중국을 의미했고 서풍은 당시 중국을 적대시 하는 미국과 서방세계를 뜻했다. 이후 동풍을 뜻하는 ‘둥펑’은 중국의 자립과 우위를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이번 열병식을 통해 시진핑의 ‘강군몽’의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최첨단 무기를 선보여 미국을 위시한 서방세계를 압도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master@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