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부상한 ‘폭탄 SNS 게시물’에 시선이 쏠렸다. 트럼프 대통령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두 차례 방한했을 당시 안내를 맡았던 이영훈 순복음교회 담임목사에 대한 채해병 특검 압수수색, 오산 미군기지에 대한 내란 특검의 압수수색을 정면 겨냥한 메시지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한미정상회담에서도 SNS 게시물과 관련한 질의가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특검이) 미군을 직접 수사한 것이 아니라 그 부대 안에 있는 한국군의 통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친위 쿠데타로 인한 혼란이 극복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내란 상황에 대해 국회가 임명하고 주도하는 특검에 의해 사실조사가 진행 중”이라고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특검이) 통제 아래 있지 않다”면서 “지금 검찰(특검)이 하는 일은 팩트체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특검을 지휘하는 것이 아니며, 특검이 할 일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해명으로 풀이됐다. 이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내내 한미관계의 굳건함을 강조하며 미국과 적극적인 협력 의사를 피력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 언급 내용이) 오해라고 확신한다”면서 “하지만 소문이 존재하니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특검 관련 발언을 이어가던 중간에 미국 특검 신분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던 잭 스미스의 이름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 그 정신이상자 잭 스미스를 말하는 것이냐”면서 “내가 (잭 스미스를) 미국에서 (한국으로) 보냈다. 정신 나간 잭은 미치고 병든 인간”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농담”이라며 뼈 있는 발언을 갈무리했다.
한국서 벌어진 몇 가지 특검 압수수색 사례와 관련한 대화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 배터리 공장 현장서 ICE가 이민 단속 작전을 개시한 뒤 재조명됐다. 이 작전과 관련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반응이 한미정상회담서 이재명 대통령이 보였던 반응과 유사했던 까닭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다른 나라들과 잘 지내기를 원하고 훌륭하면서도 안정적인 노동력을 갖길 원한다”면서 “내가 알기론 많은 불법체류자가 그곳에서 일하고 있었고, ICE는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했다”고 밝혔다.
9월 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결승전 관람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 뒤 워싱턴DC 앤드루스 합동기지로 돌아왔다. 이 과정서 취재진과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관계 긴장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한미 관계는) 정말 좋은 관계다. 알다시피 우리는 (한국과) 방금 무역 협상을 체결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거울치료’에 본격 나선 것 아니냐는 시선이 제기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오산 미군기지 압수수색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특검이 할 일을 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한 것에 대한 트럼프식 기강잡기일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ICE가 할 일을 했고 나는 모른다’고 답한 것은 표면상 외교적 마찰을 최소화하면서 뼈 있는 메시지를 던진 것과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외교가 소식통은 “서로 민감한 이슈가 발생했을 때 ‘실무상 불가피했던 사안’이라고 답하는 것은 마찰을 피하는 기본적인 정석”이라면서 “오산 미군기지 압수수색과 조지아 주 한국인 직원 구금 사태를 대하는 한미 정상의 입장은 묘한 평행이론을 형성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군과 협력하는 역할을 했던 전직 군 관계자는 “오산 미군기지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미국에 영구 임대를 해준 땅이자, 주소가 캘리포니아 주로 찍히는 미국 영토 일부 개념으로 볼 수 있는 상태”라면서 “국내 정치적 사안으로 우리 군을 수사하러 들어갔어도 미국 입장에선 상당히 불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조금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 미군기지는 ‘치외법권’”이라고 덧붙였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