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불붙은 선두 싸움
이번 시즌 선두 싸움은 LG와 한화의 2파전 양상이다. 롯데, 삼성 등이 이 대열에 합류하는 듯했으나, 이는 5월로 이미 오래전 일이다. 시즌 초반은 LG의 흐름이었지만 무더위가 시작되며 한화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10연승 행진을 두 차례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는 듯했다.
하지만 LG는 올스타전을 전후로 각성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8월 5일, 다시 선두를 탈환했다. 이튿날 한 차례 한화에 자리를 내줬으나 이내 재차 역전에 성공했고 현재까지 정상을 지키고 있다.
한때 1위 LG와 2위 한화의 격차는 5.5게임차로 벌어졌다. LG는 짜임새 있는 투타 균형으로 선두 자리를 지켜왔다. 리그 후반기 수혈된 외국인 투수 톨허스트도 8월 4경기 전승으로 힘을 보탰다.
그대로 마무리되는 듯했던 정규시즌 1위 경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한화의 무서운 뒷심 때문인데 8월 한 달 승보다 패가 많았던 한화가 9월 들어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9월 18일까지 열린 9월 12경기에서 10승 2패로 압도적인 기록을 내고 있다. 한화가 자랑하는 폰세-와이스 원투펀치의 위력이 여전하다. 류현진도 9월에만 3승을 추가했다. 무엇보다도 4번 타자 노시환의 부활이 반갑다.
노시환은 시즌 내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할 초반대 타율이 지속됐다. 삼진 120개, 병살타 21개로 불명예스러운 기록이 리그 상위권에 올라 있다. 그럼에도 김경문 감독은 노시환을 4번 타자 자리에 지속적으로 기용해 질타를 받기도 했다.
9월 들어 반전을 만들고 있다. 12경기에서 타율 0.422, 7홈런, 21타점을 기록 중이다. 시즌 누적 기록은 타율 0.257, 32홈런, 100타점으로 올라갔다. 이전까지 팀 타선을 이끌던 채은성이 부진에 빠지자 노시환이 그 공백을 메우며 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시즌 종료까지 LG는 9경기, 한화는 8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현재의 3경기 차가 좁혀지기에는 남은 경기수가 많지 않다. 다만 한화에게 또 한 번의 역전을 노릴 기회는 분명 있다. 26일부터 두 팀의 주말 3연전이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한화에게는 역전의 기회, LG에게는 격차를 벌리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사실상의 '결승 시리즈'에 많은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5위 이내에 오른 팀들은 모두 가을야구에 참가할 수 있다. 하지만 높은 순위에 오를수록 그 팀이 갖는 이점은 크다. 역대 정규시즌 4위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경우가 6회 있었으나 이들이 결국 우승을 차지한 사례는 없다. 이어진 포스트시즌 일정에 체력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은 정규시즌 순위가 높을수록 더 높아진다.
3위 SSG부터 7위 NC에 이르기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8월 말부터 9월 초에는 하루하루 순위가 뒤바뀌는 혼전을 겪었다. 현재 3위부터 7위까지 게임차는 5게임으로 적지 않지만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에 선을 긋는다면 3위와 5위는 3게임차, 5위와 7위도 1.5게임차가 날 뿐이다. 남은 일정에 따라 순위는 뒤바뀔 수 있다.
5강권 경쟁에 참전하고 있는 팀들 가운데 가장 안타까움을 사는 구단은 롯데다. 롯데는 8월 초까지도 LG, 한화와 함께 3강으로 분류될 정도로 기세가 좋았다. 한때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악몽은 8월부터 시작됐다. 8월 7일부터 23일까지 2무 포함 12연패라는 최악의 기록을 남겼다. 타선을 이끌던 전준우가 빠지자 이전까지 흐름을 타던 '소총수 부대'가 함께 힘을 잃었다. 가을야구를 바라보며 데이비슨(10승 5패)을 방출하고 데려온 벨라스케즈(8월 1승 3패)는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연패를 끊어낸 경기에서 그가 승리를 기록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9월에도 롯데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어느덧 순위는 6위까지 밀려났다. 18일까지 135경기를 치러 경쟁자들에 비해 비교적 적은 경기가 남았다는 점도 롯데로선 아쉽다.
우승 도전에 가장 유리한 3위 자리의 유력한 후보로는 SSG가 첫손에 꼽힌다. 현재 3위에 올라 있고 흐름도 가장 좋다.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를 기록하며 3위 굳히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최정, 최지훈 등 마운드에 비해 잠잠했던 타선이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최대 강점으로 평가받는 불펜진이 기복을 보여 불안감을 노출한다.
KT와 삼성도 순위를 끌어올리려 총력전을 이어간다. 두 팀은 20여 일 전까지 5위 밖의 순위에 있었지만 현재 4, 5위에 나란히 올랐다. KT는 강백호의 부활, 삼성은 마무리 김재윤을 필두로 한 불펜진의 반등이 상승세의 배경이었다.
촘촘한 간격으로 순위 경쟁이 이어지는 상황,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타이브레이커'가 개최될 수도 있다. 2024시즌 KBO리그는 KT와 SSG가 5위 결정전을 펼친 바 있다. 앞서 2021시즌에는 KT와 삼성이 1위 자리를 두고 타이브레이커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이번 시즌 역시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그만큼 2025시즌 KBO리그는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