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정부는 2023년부터 K-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영상 콘텐츠 제작비용의 세액공제율을 높였다. 그 이전에는 드라마,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 TV프로그램과 영화, OTT 콘텐츠 제작비용에 대해 대기업은 3%, 중견기업은 7%, 중소기업은 10%의 세액공제를 지원했다. 현재는 대기업 5%, 중견기업 10%, 중소기업 15%로 향상했다. 국내 제작비 비중이 80% 이상 등 특정 요건을 충족하면 대기업·중견기업은 10%, 중소기업은 15% 추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영상 콘텐츠 세제지원은 올해 일몰될 예정이었으나, 정부는 이를 연장하고 혜택을 강화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가 7월 31일 발표한 2025 세재개편안에 따르면, 영상 콘텐츠 제작비용에 대한 세액공제 적용 기한을 2028년 12월 말까지 3년 연장한다. 현재 대기업 기준 5%인 기본공제율은 10%로 높아진다.
웹툰 제작비용에 대한 세액공제도 내년부터 신설된다. 기획·제작 인건비, 원작소설 저작권 사용료, 웹툰 제작 프로그램 사용비 등 웹툰 및 디지털만화 제작에 소요되는 비용이 공제 대상이다. 공제율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10%, 중소기업이 15%다. 적용기한은 2028년 12월 말까지다.
반면 게임, 음악 등에 대한 세제 지원은 아직 없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9월 30일 열린 ‘K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도입을 위한 토론회’에서 “영상 콘텐츠에만 적용되던 제작비 세액공제를 다른 분야로 확대하는 것을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며 “우선 웹툰은 내년부터 적용되는데, 음악과 게임 콘텐츠에도 이러한 노력들이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도 게임 콘텐츠 세제 지원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중소 게임 관련 사업자에 대한 세제 지원 근거 규정 등을 포함한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도 게임 콘텐츠 제작비용 및 문화산업전문회사 출자에 대해서도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최근 정부가 K-콘텐츠 시장을 2023년 206조 원에서 2030년 300조 원(연관 산업 수출 50조 원 포함) 규모로 키우겠다고 공헌했다. 게임은 수출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K-콘텐츠 수출 영역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소 40%가 넘는다”며 “300조 원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해외 수출 확대도 동반돼야 하는데, K-게임 경쟁력도 강화해보자는 차원에서 세액공제나 예산 지원 규제 완화 등의 정책이 논의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8월 발표한 ‘K-콘텐츠와 지식재산권(IRP) 협정: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회와 과제’에 따르면 2024년 콘텐츠 수출 총액은 약 98.5억 달러(약 14조 원)로 집계됐다. 이 중 게임은 51.3억 달러(52.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2010년 이후 연평균 16.4%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넥슨과 크래프톤이 나란히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했지만, 일부 게임사들은 부침을 겪고 있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더블유게임즈, 네오위즈, 펄어비스, 위메이드, 컴투스 등 10개 게임사의 영업이익은 2020년 3조 7641억 원에 달했으나, 2023년에는 2조 2829억 원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총 2조 6936억 원으로 상승했지만, 같은 해 엔씨소프트가 적자 전환했고 카카오게임즈는 영업이익(191억 원)이 전년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대형 게임 기준 수백억 원에서 최대 1000억 중반에 달하는 제작비에 인공지능(AI) 연구까지 더해지면서 게임사들의 R&D(연구개발) 투자 부담이 늘어났다. 앞서 10개사의 총 R&D 비용은 2023년 2조 2622억 원, 2024년 2조 2706억 원으로 영업이익과 맞먹는 수준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 완성도를 중요시하는 기조로 인해 게임사들이 대부분 신작 출시를 미루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R&D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부담은 더 가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업계는 세액 공제 논의를 반기는 분위기다. 게임업계 다른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개발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 우리나라 입장에서 상대하기가 까다로워졌다”며 “중국·미국 등 타 국가 게임사들의 자금력 측면에서도 큰 차이가 나는 상황인데, 우리나라에서 세액 공제가 이뤄지면 게임 개발에 여력을 더 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여러 국가에서는 게임 R&D와 관련해 정책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 1위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펜실베이니아, 텍사스 등 주정부마다 세액 공제 혜택을 내세우고 있다. 뉴욕주도 제작 과정의 75% 이상이 뉴욕에서 완료된 프로젝트의 경우 25~35%에 해당하는 세금을 공제한다. 글로벌 시장 3위 일본도 연구 지출액에 대해 대기업에 최대 14%, 중소기업에 최대 17%를 세액 공제해준다.
관건은 재정당국을 얼마나 설득시킬 수 있을지 여부다. 앞서의 의원실 관계자는 “문체부 등 관계 부처는 이견이 없지만, 기획재정부 입장에서는 재정 상황에 따라 수세적으로 나올 수 있다”며 “게임업계에도 조세 형평성에 맞게 일몰제로 시행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K-콘텐츠라는 명분에 맞게 해외에 출시하는 게임에 한해서 세제 지원을 해주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