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 중심엔 코스닥 상장사 CCS충북방송(씨씨에스), 그리고 권영완 퀀텀포트 대표가 있다. 권 대표는 상온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주장한 논문을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2023년 7월 말 올린 인물이다. 권 대표 논문 공개 이후 초전도체에 큰 관심이 몰렸다.
씨씨에스는 2023년 11월 권 대표를 사내이사로 영입하면서 ‘초전도체 대장주’로 불렸다. 씨씨에스 주가는 권 대표 영입 이후 폭등했다. 2023년 상반기 500~600원대에 머무르던 주가는 2024년 2월 말 한때 5000원대까지 올랐다. 하지만 세간의 기대와 달리 씨씨에스에선 초전도체 신사업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씨씨에스 경영권을 두고 분쟁이 불거지면서 각종 소송이 이어졌다.
권 대표는 혼란을 바로 잡겠다며 지난 3월 씨씨에스 대표에 올랐다. 그러나 분쟁은 더 복잡해졌다. 분쟁 여파로 씨씨에스는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씨씨에스 주주 사이에선 권 대표가 초전도체를 테마로 한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애초에 권 대표의 초전도체 개발 주장이 사기였다고 의심하는 주주도 적지 않다.

권 대표는 초전도체 개발 주장이 사기라는 의혹도 반박했다. 권 대표는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초전도체 연구 속도가 늦어졌다”며 “다시 연구에 집중하고 싶다. 그래야 명예를 회복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가방에 씨씨에스 사임서를 항상 갖고 다닌다”며 “씨씨에스 경영권에 욕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권 대표와 정 대표는 어떻게 서로 만났고, 씨씨에스 경영에 참여하게 됐는지 상세히 이야기했다. 이야기는 3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권 대표와 정 대표 말에 따르면, 두 사람 연결고리는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였다. 권영완 대표는 이석배 대표와 함께 초전도체 연구를 하다가 갈등으로 갈라섰다. 권 대표는 퀀텀에너지연구소 사내이사로 2022년 5월 취임했다가 2023년 3월 사임했다. 이후 2023년 8월 퀀텀포트를 설립했다.
정 대표는 “2018년~2019년경 이석배 대표를 여러 번 만났다. 이 대표는 초전도체 이야기를 했다. 물리학에 관심이 있다 보니 재미있게 들었다. 그런데 여러 번 듣다 보니 초전도체 개발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대표를 후원했다. 이 대표와 어울리면서 권 대표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권 대표와 이 대표가 갈라선 후 권 대표를 지원하려고 했다. 실제 초전도체 개발은 권 대표와 김지훈 박사가 했기 때문”이라며 “원래 하던 사업에 차질이 생기면서 권 대표를 못 도와줬다. 그래서 투자자를 찾게 됐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투자업계에서 유명한 고등학교 선배 A 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A 씨를 통해 투자업계에서 활동하는 B 씨도 알게 됐다. 정 대표와 권 대표는 2023년 10월 12일 A 씨와 B 씨와 투자 확약서를 체결했다. 정 대표는 “당시엔 확약서를 왜 쓰는지 몰랐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A 씨와 B 씨가 확약서를 들고 다니면서 돈을 구하러 다닌 거였다”고 말했다.
확약서는 A 씨와 B 씨가 정 대표와 권 대표 회사인 퀀텀포트와 그린비티에스에 50억 원을 투자하는 내용이 중점이었다. 확약서엔 A 씨와 B 씨는 상장사를 인수하고, 정 대표와 권 대표는 A 씨와 B 씨가 인수한 상장사 기업가치 상승에 협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 대표와 권 대표는 씨씨에스 경영권을 인수하려던 건 자신들이 아닌 A 씨와 B 씨였다는 입장이다. 정 대표는 “2023년 10월 26일 A 씨가 또 계약서를 써야 한다고 해서 갔더니 처음 보는 ‘컨텐츠하우스210’ 관계자들이 A 씨, B 씨와 함께 있었다. A 씨와 B 씨가 컨텐츠하우스210 측과 짜놓은 경영 참여 합의서가 이미 완성돼 있었다. 서명해야 투자받을 수 있다고 해서 서명을 했다가 씨씨에스 사태에 휘말리게 됐다”고 주장했다.
경영 참여 합의서는 A 씨, B 씨, 정 대표, 권 대표 등이 씨씨에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방법으로 씨씨에스 최대주주와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컨텐츠하우스210은 씨씨에스 최대주주 지분을 200억 원에 인수하겠다는 계약을 2023년 9월 25일 체결하고 계약금 50억 원을 납부한 상태였다.
씨씨에스는 2023년 11월 최대주주가 컨텐츠하우스210으로 바뀌면서 권 대표와 김지훈 박사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씨씨에스는 사업 목적에 초전도체 관련 사업도 추가했다. 컨텐츠하우스210 사내이사였던 김영우 씨와 정평영 대표는 씨씨에스 공동대표로 올랐다.
이와 관련해 정 대표는 “원래 공동대표는 A 씨가 맡겠다고 했다. 그런데 저를 얼굴마담으로 내세우고 본인은 뒤로 빠졌다. A 씨가 실질적인 경영은 자신이 맡겠다면서 대표를 맡기만 하라고 했다”며 “씨씨에스 사무실이 있는 충주로 출근을 못 한다고 하니깐 A 씨가 회사에는 자신이 출근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씨씨에스 혼란은 2023년 11월 말 시작됐다. 주가가 2023년 11월 말 돌연 폭락하면서다. 최대주주 컨텐츠하우스210 지분 절반 이상이 처분되면서 지배구조에 균열이 생겼다. 컨텐츠하우스210은 대부업체 대출로 씨씨에스 인수 대금을 마련했다. 대부업체 담보로 맡긴 주식이 주가 폭락으로 반대매매된 것이었다.
씨씨에스는 권 대표가 관여하는 회사 퀀텀포트와 그린비티에스가 유상증자를 통해 새로운 최대주주에 오르는 계획을 2023년 12월 발표하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실제로 퀀텀포트와 그린비티에스는 2024년 2월 유상증자를 완료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씨씨에스 주가는 2024년 2월 말 한때 5000원대까지 올랐다.
정 대표와 권 대표는 “반대매매 이후 컨텐츠하우스210 측에 문제를 어떻게 수습할 건지 물었지만 답변이 없었다”며 “그때 여기저기 물어보면서 우리가 주가조작 세력에 걸려들었고, 주가조작 세력을 가만히 두면 큰일이 나겠다 싶어서 경영권 방어에 나서게 됐다”고 주장했다.
씨씨에스에선 2024년 3월부터 경영권 분쟁이 이어졌다. 정 대표, 권 대표 측과 컨텐츠하우스210 간 각종 민·형사 소송 등 분쟁이 벌어졌다. 권 대표 측은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를 장악한 후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 결말은 모두의 패배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씨씨에스는 지난 9월 22일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 경영권 분쟁 여파로 공시 번복·공시 불이행 등이 반복된 탓이었다. 씨씨에스 측이 이의 신청을 한다면 상장폐지 여부는 오는 11월 중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이의 신청 기한은 10월 20일이다.
정 대표와 권 대표 주장에 대해 컨텐츠하우스210 관계자는 “저희 입장에서 정 대표, 권 대표, A 씨, B 씨는 한 팀이다. 그들 사이 사정은 저희 입장에서 큰 의미가 없다”면서도 “정 대표, 권 대표가 A 씨, B 씨와 투자 확약서를 체결해 놓고 씨씨에스 인수에 대해 몰랐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10월 14일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말했다.
일요신문은 A 씨와 B 씨에게도 연락을 취했다. A 씨는 연락을 받지 않고 휴대전화 수신을 차단했다. B 씨는 “권 대표, 정 대표가 씨씨에스 인수와 관련해 ‘잘 몰랐다’고 주장하는 걸 알고 있다”며 “도덕적으로 그러면 안 된다”고 10월 16일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반박했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