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강화 속 양재동 개발사업 본격화 전망
지난 10월 2일 하림산업은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의 착공 전 마지막 인허가 단계인 건축심의를 서초구청 건축위원회에 신청했다. 서초구청 한 관계자는 “현재 사업자로부터 건축·경관에 대한 건축위원회 통합심의 신청이 들어온 단계다. 심의 상정을 하기까지 최소 2~3개월 정도 걸린다”라고 말했다. 현재 서초구청이 서울시에 건축심의 관련 협의를 요청한 상태다.

하림그룹은 자기자본 2조 3000억 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6500억 원, 분양 수입 3조 8000억 원으로 사업비를 마련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하림산업은 양재동 부지를 2016년 4525억 원에 매입했는데 증권가에서는 개발이 구체화될 시점의 부지 가격은 2조 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하림산업의 자기자본 총계는 3200억 원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하림산업이 하는 개발 사업은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사업이고, 100% 모회사인 하림지주가 같이 향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때문에 자금이 부족하면 계열사에서 빌리거나 하림지주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이 이뤄질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지난 4월 하림지주도 투자설명서를 통해 “하림산업 보유 자금과 외부 조달을 통해 사업비를 충당할 계획이지만 공사 진행상황에 따라 하림지주의 재무적인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개발사업이 추진되는 양재동 부지는 경부고속도로 양재 나들목(IC)과 강남순환고속도로에 인접한 노른자 땅이다. 하림그룹 입장에선 분양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 수도권 교통 요지에 물류 거점을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수도권 도심 내 식품 라스트마일(주문한 물품이 고객에게 배송되는 마지막 단계) 물류에 대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9월에 하림그룹이 출시한 신선식품 직배송 플랫폼 ‘오드그로서(ODD GROCER)’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오드그로서는 하림그룹이 1500억 원을 투입해 전북 익산에 조성한 온라인 물류센터 FBH(Fulfillment By Harim)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신선식품을 소비자가 당일이나 다음날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육계사업 의존도가 높은 하림그룹은 하림산업을 주축으로 삼아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하림산업은 2019년 조미료 제조업체 하림식품, 2023년 즉석밥 제조사 HS푸드를 흡수합병했다. 지난해 하림산업은 라면 공장 생산라인 증설과 물류센터 증설에 689억 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2023년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하림지주는 하림산업 유상증자에 참여해 1800억 원을 투입했다. 하림산업은 올해 1월 운영자금 명목으로 계열사인 에코캐피탈에서 60억 원, 지난해 10월 엔에스쇼핑으로부터 시설투자자금 명목으로 280억 원을 대여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 하림산업의 성과는 미진한 상황이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하림산업의 누적 영업적자는 4120억 원을 넘어섰다. 하림산업은 2021년 프리미엄 HMR 브랜드 ‘더미식(The 미식)’을 출시했다. 가격은 시중 제품 대비 비싸지만 고급 식자재를 쓴 라면과 즉석밥, 냉동만두 제품 등을 내놨다. 하림지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하림산업 매출액은 497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08억 원) 대비 22% 증가했다. 이 기간 냉동식품 매출은 줄었으나 조미식품과 라면, 즉석밥 매출이 고루 늘었다. 하지만 더미식 라면과 즉석밥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도축 상품화와 물류센터의 연결, 최적 시기 배송과 같은 소비자 약속은 하림이어서 초기 신뢰를 구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신선식품 중심이라는 측면에서 차별점은 있지만 도축육은 주문 후 최소 3일이 걸리기 때문에 시장은 작아 질 수 있다”며 “닭 요리, 돼지고기 요리 관련 소비자 커뮤니티를 구축해 레시피에 맞춘 추가 상품을 구성하는 등 소비자 식생활과 더 밀착할 수 있는 방안은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하림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나름대로 성공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듯하다”며 “다만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게 관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하림그룹 관계자는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자금 조달 방안은 구체적으로 공개를 하고 있지는 않다. 이미 심의 단계에서 검증을 받아 통과된 상황으로 자금 조달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식품 제조부터 유통까지 연결되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공고히 구축해 식품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 하림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