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혈관 질환 사망률 역시 걷지 않는 사람과 비교해 매주 하루 이상 걷는 사람이 27% 낮았다. 하루 평균 5000보 이상 걷는 사람은 약 30%, 6000~7000보 이상 걸으면 32~40%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감소했다.
노화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일본 에히메대학병원 항노화예방의료센터장 이가세 미치야 교수의 서적 ‘걷기가 노화 속도를 결정한다’에 따르면 하루 걸음 수에 따라 우울증, 치매, 골다공증, 동맥경화, 당뇨 등을 예방하거나 뇌와 신장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은 다리 힘과 혈관 건강을 중심으로 걷기와 노화 예방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있는데 책의 부제도 ‘노화 예방 의사가 알려주는 천천히 나이 드는 비밀’이다. 저자는 걷기를 통해 가장 효과적인 저속 노화 습관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웨이 정 교수 연구팀은 미국 남동부에 거주하는 성인 약 7만 9000명의 걷기 속도와 시간, 사망 위험 등을 16년 동안 추적 했는데 그 결과 15분이라도 빠르게 걷는 경우 전체 사망률이 19% 낮아지는 데 반해 느리게 걸으면 하루 3시간 이상을 걸을지라도 사망 위험이 4%, 하루 3시간미만은 1~2% 감소하는 데 그쳤다. 빠르게 걷기를 하루 한 시간 이상 할 경우 사망 위험이 27%나 낮아졌다. 빠르게 걷기가 심장의 효율성과 수축 기능 개선, 심혈관 위험 요소(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를 줄여주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참고로 웨이 정 교수 연구팀은 일상 활동과 반려견 산책 등은 ‘느리게 걷기’로, 계단 오르기와 빠른 보행 등을 ‘빠르게 걷기’로 구분했다. 산책 정도로는 안 되고 계단을 오를 때처럼 살짝 숨이 찰 정도로 걸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하루에 몇 보를 걷느냐 보다 한 번에 얼마나 연속적으로 걷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10월 28일 국제 학술지 내과학 회보에 실린 스페인 마드리드 유럽대학교 보르하 델 포조 크루즈 교수와 호주 시드니대, 미국 하버드대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짧게 자주 걷는 것보다 한 번에 오래 걷는 것이 건강에 더 유익하다고 한다.
연구 대상은 40~79세 성인 3만 3000여 명으로 하루 8000보 미만을 걷고 심혈관 질환이나 암 진단 이력이 없는 이들이다. 이들을 9년 반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5분 미만으로 자주 걷는 그룹의 전체 사망 위험은 4.36%로 한 번에 10~15분을 걷는 그룹(0.84%), 15분 이상 걷는 그룹(0.8%)보다 훨씬 높았다. 심혈관 질환(심근경색·뇌졸중 등) 위험도 5분 미만 그룹은 13.03%나 되는 데 반해 15분 이상 걷는 그룹은 4.39%로 낮았다.
연구팀은 그 이유를 일정 시간 이상 걸으면 심박수와 혈류가 꾸준히 상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5분 미만의 걷기는 몸이 제대로 반응도 하기 전에 운동이 끝나버린다. 결국 하루에 몇 걸음을 걷느냐보다 한 번에 몇 분 이상 걷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로 하루 8000보 미만으로 걷기를 할지라도 한 번에 10분 이상 꾸준히 걷는 습관을 들이는 게 더 효과적이다.
이 두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보면 걷기는 하루에 얼마를 걷느냐 보다 빠른 걸음으로 한 번에 10분 이상 걷는 게 중요하다. 하루에 3시간 이상 걷고 걸음수가 8000보를 넘길지라도 느리게 걷고 5분미만의 짧은 시간 동안 자주 걷는다면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의미다.
최근 미국에서는 ‘일본식 걷기’가 유행하고 있다. 이미 2007년에 일본 신슈대 의과대 스포츠의학과 연구팀이 발표한 인터벌 걷기 방식으로 3분 동안 빠르게 걷고 3분 동안 느리게 걷는 것을 5세트 반복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하루에 단 30분만 걷기에 투자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2007년 당시 신슈대 의과대 연구팀은 1주일에 4일 이상 ‘일본식 걷기’를 한 참가자들이 같은 기간 동안 일정한 속도로 8000보 이상 걸은 참가자보다 전반적인 운동 효과와 최대 산소 섭취량이 높았다고 발표했다. 2018년에 진행된 후속 연구 결과에서도 10년 동안 ‘일본식 걷기’를 한 참가자들의 다리 근력이 20%, 최대 운동 능력은 40% 향상됐다고 나왔다.
올해 미국에서 ‘일본식 걷기’가 유행하면서 각종 SNS에 관련 콘텐츠가 올라오고 있다. 이런 인기로 인해 미국 건강 매체 헬스와 경제 전문지 포춘 등에서도 ‘일본식 걷기’가 소개됐다.
전동선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