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련 수사를 진행한 경찰은 2022년 2월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청해 사건이 다시 경찰로 넘어왔는데 2개월가량 보완수사를 진행한 경찰은 4월에 불송치 결정을 했다. 보완수사를 거쳐 오영수에게 ‘혐의가 없다’는 경찰 판단이 나온 것이다.
이에 피해자가 이의신청을 하면서 사건은 다시 검찰로 넘어왔고,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2부가 직접 수사를 진행해 11월 24일 ‘혐의가 있다’며 오영수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2024년 3월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형사6단독은 오영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일기장 내용, 상담기관 상담 내용 등이 사건 내용과 상당 부분 부합하며, 피해자 주장은 일관되고 경험하지 않고서는 하기 어려운 진술로 보인다”고 유죄 선고의 이유를 밝혔다.
이번 사건이 알려진 뒤 ‘왜 4년이 지난 뒤에 고소가 이뤄졌는지’도 화제가 됐다. 오영수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통해 글로벌 스타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잊고 지내려고 했으나 ‘오징어 게임’ 흥행 이후 피고인에게 사과를 요구했으나 피고인 태도에 화가 나 고소하게 됐다는 계기에 설득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지난 11월 11일에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수원지법 형사항소6부(곽형섭 김은정 강희경 부장판사)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오영수의 강제추행 혐의는 크게 두 가지다. 2017년 8월 연극 공연을 위해 지방에 머물던 당시 피해자 A 씨에게 ‘안아보자’ 등의 취지로 말하며 껴안은 혐의와 같은 해 9월 A 씨가 주거지 현관문 도어락을 누르려고 할 때 복도 센서 불이 꺼지자 A 씨 볼에 입술을 댄 혐의다. 오영수는 “A 씨와 산책로를 함께 걷고 주거지를 방문한 건 맞지만 추행한 사실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강제추행 혐의를 입증할 증거로는 피해자 A 씨의 증언, 관련 내용이 적힌 A 씨 일기장, A 씨가 상담기관에서 받은 상담내용 등으로 1심 재판부는 이런 증거를 받아들여 유죄를 선고했다. 또한 피해자의 문제 제기에 오영수가 사과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2심 재판부는 ‘껴안은 혐의’에 대해 “피해자는 피고인이 안아보자고 말한 것에 대해 마지못해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면서도 “동료로서 포옹인 줄 알았으나 평소보다 더 힘을 줘 껴안았다는 피해자 주장은 예의상 포옹한 강도와 얼마나 다른지 명확하지 않아 포옹 강도만으로 강제추행이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볼에 입술을 댄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을 입증할 만한 수사가 이뤄진 게 없다”고 밝혔다.
일기장에 대해서는 “피해자는 이 사건 강제추행이 있기 전 피고인이 피해자가 ‘네가 여자로 보인다’라고 말했다는 일기장을 작성했고 이후에도 미투 관련 일기를 작성한 사실은 있다”고 밝히면서도 “하지만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그리움의 일기를 작성하기도 했고, 피고인에게 안부를 묻는 메시지를 보낸 적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A 씨가 오영수가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고 암시하는 일기를 작성한 시점은 강제추행 6개월 뒤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강제추행 시점 6개월이 지나 성폭력 상담소에서 피해 상담을 받고 동료 몇 명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메시지에 피고인이 사과한 점 등을 고려하면 공소사실처럼 강제추행한 것이 아닌지 의심은 든다”고 밝혔다.

무죄 선고 이유에 대해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했을 가능성은 높다”고 판단했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피해자의 기억이 왜곡됐을 가능성이 있고,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강제추행을 했다는 것인지 의심이 든다. 의심이 들 땐 피고인 이익에 따라야 한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2심 선고 공판이 끝난 뒤 오영수는 “현명한 판결을 해주신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는 짧은 입장을 밝혔다. 반면 피해자 A 씨는 한국여성민우회를 통해 “사법부가 내린 이 개탄스러운 판결은 성폭력의 발생 구조와 위계 구조를 굳건히 하는 데 일조한 부끄러운 선고”라며 “사법부는 이번 판결이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에 대해 책임감 있게 성찰해 주시길 간곡히 바란다. 오늘의 판결에도 저는 더욱 단단해진 마음으로 끝까지 진실을 이야기 하겠다”고 밝혔다.
전동선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