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선대위 임명장을 받은 뒤 이명박 후보와 배은희 씨(오른쪽)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
리젠이 이처럼 단기간 급등한 것은 같은 달 8일 리젠의 100% 자회사인 리젠바이오텍 배은희 대표가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공동선대위 미래산업분야 위원장에 임명됐기 때문이다. 배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출신으로 지난 2000년 리젠을 설립했다. 리젠은 기능성 웰빙제품들을 생산하며 인공장기 등 조직공학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외형적으로만 보면 주가 상승이 어느 정도 이해될 듯도 하다. 하지만 리젠의 과거 행적을 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올해 리젠에서 내놓은 공시를 보자.
연초 리젠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5주를 1주로 하는 80% 감자를 승인한다. 또 신임 공동대표에 이제현 및 김재형 씨를 선임하고 기존 대표인 배은희 조신제 대표는 사임했다. 리젠은 대표이사 변경을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현 공동대표는 지난 4월 장내에서 15만 주를 추가 매수, 지분율이 5.93%(51만 2500주)로 높아지며 기존 최대주주인 배은희 외 4인(4.19%)의 지분율을 앞서게 됐다. 경영권 안정이 지분확대의 이유다.
불과 한 달 후인 5월 리젠은 뜬금없는 공시 하나를 내놓는다. 대표를 이제현·김재형 공동대표에서 최우식 씨로 변경한다는 것. 즉 경영진 간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공시가 나간 지 며칠 안 돼 리젠의 전 경영진인 이제현 김재형 씨는 회사를 상대로 최우식 씨를 대표이사로 선임한 ‘이사회결의 무효확인의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리젠은 이제현·김재형 전 공동대표이사를 배임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소하게 된다. 이들이 회사 공금 14억 1720만 원을 자문수수료 명목으로 가장, 거래업체에 지급했다는 게 리젠 측의 설명이다.
6월 제너시스투자자문이 리젠 주식 128만 주(14.82%)를 경영참여 목적으로 장내매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8월 리젠은 최우식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하고 김재형 씨가 신임 대표이사가 됐다고 공시했지만 불과 한 달 만에 이정록 씨로 대표이사가 또 다시 변경됐다. 올 한 해 대표이사가 얼마나 바뀌었는지도 모를 정도다.
비록 배은희 씨가 리젠의 자회사인 리젠바이오텍을 이끌고 있다지만 리젠의 지분을 불과 2% 가지고 있고 경영권 변동과 지난해 매출액 78억 원, 영업손실이 51억 원, 당기순손실 164억 원의 경영실적을 낸 리젠의 주가가 급등한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전용기 파이낸셜뉴스 기자 courage@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