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지망생 이와타 유타, ‘홈런 수X1km’ 달리기 챌린지…3홈런 친 날 209km 완주 유튜브 생중계
[일요신문] 미국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올해도 ‘야구의 신(神)’다운 활약을 펼쳐 보였다. 정규시즌 55홈런으로 개인 최다 기록은 물론 구단 기록까지 갈아치웠고, 투수 복귀에도 성공해 ‘이도류’의 위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일본 열도는 오타니의 홈런이 터질 때마다 환호했지만, 그 순간마다 절망의 한숨을 쉬는 남자가 있었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코미디언 지망생, 이와타 유타(23)다.
오타니가 20호 홈런을 친 날 이와타는 20km를 달렸다. 사진=이와타 유타 X(옛 트위터)이와타는 2025년 시즌 오타니가 홈런을 칠 때마다 그날에 ‘홈런 개수×1km’를 달린다는 독특한 챌린지를 시작했다. 가령 오타니가 1호 홈런을 치면 1km, 40호 홈런이면 40km를 달리는 것이다. 만약 한 경기에서 홈런 두 방을 날리면 그 합, 예컨대 ‘50호+51호=101km’를 완주해야 한다. 가혹한 이 기획의 목적은 놀랍게도 “오타니의 안티가 되기 위해서”였다.
일본 매체 ‘뉴스포스트세븐’ 인터뷰에서 이와타는 “솔직하게 말하면 ‘관종’ 기질이 있어 남들과 다른 일을 해보고 싶었다”며 “오타니 선수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지 않나. 그 마음이 어떤 건지 한번 느껴보고 싶다”고 밝혔다. 오타니가 홈런을 칠 때마다 마라톤을 뛰어야 하니, 당연히 미워질 거라는 확신이다.
문제는 오타니가 잘 쳐도 너무 잘 친다는 점이다. 특히 8월 11일부터 이어진 4경기 연속 홈런(40~43호)은 이와타에게 사실상 ‘풀마라톤 4일 연속’과 다름없는 일정이었다. 자연스레 이와타는 온라인에서 화제 인물이 됐다. 하루 5~6시간 달리고, 씻고, 자고, 눈 뜨면 오타니 경기를 보고, 다시 뛰는 생활이었다.
오타니가 홈런을 칠 때마다 절규한 이와타. 사진=이와타 유타 X최대의 시련은 10월 18일에 찾아왔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4차전에서 오타니는 3홈런을 폭발시키고, 6이닝 동안 무실점·10탈삼진을 기록하는 괴력을 보여줬다. 일본 팬들은 “전설적인 경기”라며 열광했지만, 그 순간 이와타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진짜 사람이 맞나’라며 머리를 싸쥐었다. 그가 그날 달려야 할 거리는 무려 209km였다. 이날 일본 엑스(X·옛 트위터) 트렌드는 온통 ‘오타니 쇼헤이’ 관련 키워드로 도배됐지만, 그 안에 ‘이와타 유타’도 들어 있었다. 정말 209km를 뛰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몰려든 것이다.
이와타는 결국 약속을 지켰다. 경기 당일 오후 4시부터 달리기 시작해 이틀 뒤 오전 9시 5분까지, 총 53시간 5분 만에 완주했다. 달리다 지치면 그대로 길바닥에 누웠고 충전되면 또다시 달렸다. 완주 직후 그의 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문장만 떠올랐다고 한다. ‘드디어 집에 가서 잘 수 있구나.’
이 광기는 유튜브로 생중계됐고, 실시간 시청자는 1만 명을 넘어섰다. 슈퍼챗 후원금도 140만 엔(약 1330만 원) 가까이 모였다. 특히 마사지사가 본업이라는 시청자는 자발적으로 현장에 와서 이와타의 컨디션이 위험해 보일 때마다 응급 마사지와 테이핑을 해주기도 했다.
그렇다면 ‘오타니 안티되기 프로젝트’는 성공했을까. 이와타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처음엔 자연스럽게 미워질 줄 알았다. 그런데 시즌 내내 뛰다 보니 오타니가 홈런을 치는 건 그냥 당연한 일처럼 느껴졌다. 좋다, 싫다의 차원을 넘어서 그냥 받아들이게 됐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