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세이와도서점, 서비스 제공 후 매출 두 배로…‘굿즈’처럼 갖고 싶은 커버 SNS 화제
[일요신문] 일본에서도 작은 서점 폐업이 잇따르는 가운데, 오사카의 한 동네 서점이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매출을 약 두 배 가까이 끌어 올려 화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오사카시에 위치한 ‘세이와도서점(正和堂書店)’은 책을 사면 귀여운 북커버를 무료로 감싸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시도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서점의 새로운 수입원이자, 일본 서점계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세이와도서점의 신작 북커버가 등장할 때마다 가게 앞에는 행렬이 생긴다. 사진=세이와도서점 홈페이지세이와도서점의 북커버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입소문을 탔다. 신작 북커버가 등장할 때마다 가게 앞에는 행렬이 생기고, “귀엽다” “전부 모으고 싶다”는 댓글이 이어진다. 홋카이도나 오키나와 등 먼 지방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도 생겼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념품처럼 북커버를 구입하기도 한다. 특히 인기가 높은 디자인은 크림소다나 인스턴트카메라처럼 레트로 감성이 묻어나는 아이템들이다.
아이디어의 주인공은 3대째 서점을 운영 중인 고니시 야스히로 씨(38)다. 그는 “출판 불황 속에서 단순히 책을 파는 것만으로는 서점이 살아남기 어렵다고 느꼈다”며 “손님을 조금이라도 늘리고 싶어 시작한 일이 이렇게 주목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세이와도서점은 1970년 고니시 씨의 조부가 창업해 한때 세 곳의 점포를 운영할 정도로 번성했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 출판 불황이 깊어지면서 결국 한 점포만 남게 됐다. 고니시 씨는 “하루 매상이 예전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날이 많았다”고 회상한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2017년부터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지만, 신간을 소개해도 팔로어들이 온라인으로 책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매출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때 떠올린 것이 바로 ‘직접 서점에 와서 책을 사게 만들 장치’, 즉 북커버 배포였다.
북커버 배포는 고이시 사장이 ‘직접 서점에 와서 책을 사게 만들 장치’로 떠올린 아이디어다. 사진=세이와도서점 홈페이지일본 서점에는 책을 보호하거나, 읽고 있는 책의 제목을 가리기 위해 고객이 원하면 얇은 종이로 책을 감싸주는 문화가 있다. 고니시 씨는 ‘대부분의 대형 서점이 단순한 포장용 커버만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감성을 더한 북커버를 선보였다. 단지 책을 포장하는 종이가 아니라, ‘갖고 싶은 커버’로 만든 것이다. 예를 들어 탄산음료 커버에 아이스크림 모양의 책갈피를 끼우면 크림소다가 완성되는 식이다. 이렇게 시작한 독자적인 북커버가 SNS에서 화제가 되었고, 북커버를 직접 받기 위해 방문하는 손님이 점점 늘었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매장을 찾기 어려워진 고객의 요청에 따라, 북커버를 판촉물이 아닌 ‘상품’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도 큰 전환점이었다. 현재는 “제작되는 북커버의 약 80%가 유료로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 북커버는 서점의 중요한 수입원으로 자리 잡았고, 제작 단가도 낮아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
고객층의 폭도 넓어졌다. 고니시 씨는 “내점객의 약 30%가 북커버를 목적으로 상권 외부에서 찾아오는 손님”이라고 밝혔다. 오사카 여행 중에 일부러 들르는 사람이나, 캐리어를 끌고 오는 외국인 관광객도 부쩍 늘었다. 위기 속에서도 유연하게 변화한 작은 서점의 아이디어가 책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