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참가자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취해 적극적으로 섭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2년째 자선 골프대회에 참가한 박찬호는 “내가 작년 대회 메달리스트였다. 그래서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도 출전했는데 여기저기서 다크호스가 등장해 걱정”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박찬호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정민철 MBC 해설위원은 “한 번 정도 박찬호랑 골프를 친 적이 있는데 1번 홀에서 골프 관련 질문을 던졌다가 4시간 동안 이야기 듣느라 곤욕을 치렀다”면서 “박찬호와 골프 칠 때는 절대 질문해선 안 된다”라는 말로 웃음을 선사했다.
이날 대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이는 이대호였다. 골프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터라 야구인들의 ‘경계 대상 1호’로 꼽힐 정도였다. 이대호는 이와 관련해 “오늘 김선우 해설위원과 같은 조인데 일단 선우 형을 깔고 갈 수 있어 마음이 편하다”면서 “나는 비거리보다 아이언과 퍼터를 중시하는데 오늘 퍼팅에서 나의 진면목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대호는 야구와 골프의 공통점에 대해 “두 스포츠의 공통점은 힘을 빼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골프는 힘을 빼고 욕심부리지 않아야 좋은 스코어가 나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두산의 양의지도 친구 류현진의 자선 골프대회를 위해 골프장을 찾았다. 지난 해에도 류현진의 섭외 전화를 받았지만 당시에는 일정이 맞지 않아 참가하지 못했고, 올해는 류현진에게 꼭 초대해달라고 부탁해서 오게 됐다고 말한다. 양의지는 지금까지 골프에서 최고 스코어는 85개였는데 보통 90에서 100개를 오락가락 한다며 걱정을 드러냈다.

“골프 연습을 거의 못 했다. 야구 예능 프로그램인 ‘불꽃야구’에 매진하느라 김성근 감독님과 야구 연습만 하다 왔다. 골프 스코어를 줄여야 하는데 일단 류현진만 이기는 걸로 목표를 삼았다.”
박용택 KBS 해설위원은 야구 선수들이 골프를 잘 치는 이유로 접근법이 비슷해서라고 답한다.
“야구 선수들이 골프채를 잡으면 100개 안으로는 쉽게 진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 후론 잘 안 는다. 왜냐하면 자기들 마음대로 치기 때문이다.”
박용택 위원은 골프 비거리에선 다른 야구인들을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멀리만 치고 숏게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베스트 스코어를 묻자 “74개인데 74개에서 104개를 왔다갔다 한다”면서 “골프는 한 마디로 ‘오늘의 운세’같다”고 정의를 내렸다.
대회를 마치고 시상식이 진행됐는데 박찬호가 3언더파 69타를 기록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메달리스트로 뽑혔다.
또 다른 볼거리인 경매 행사도 관심을 모았다. 이날 경매로 나온 물품 중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의 친필 사인 유니폼이 최고 금액인 2800만 원에 낙찰됐다. 올 시즌을 마친 후 은퇴를 발표한 커쇼의 실착 유니폼인데다 친필로 자신의 커리어를 유니폼에 작성해 더욱 가치를 드높였다는 후문이다. 또한 이대호의 친필 사인 배트는 2000만 원에, 이정후의 친필 사인 유니폼은 1500만 원에 낙찰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이 밖에도 국가대표 펜싱 선수인 오상욱의 펜싱칼은 750만 원에, 골프 선수 김민희의 퍼터는 1000만 원에, 그리고 류현진의 토론토 시절 유니폼이 990만 원에 낙찰됐다.
경매를 통해 얻게 된 수익금은 전액 유소년 야구 꿈나무 육성과 희귀난치병 환아 지원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강원도 횡성=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