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질문명을 자양분 삼아 금세기 막강한 세력을 구축한 팝아트는 이런 모순을 또렷하게 보여준다. 팝아트로 성공한 작가들은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그리고 이것의 성공 모델인 미국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의 작품으로 부와 명성을 얻었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이런 모순을 예술에서는 ‘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 아우른다. 상반되는 요소를 하나로 묶어 효과적인 표현방법으로 승화시켰기 때문이다.
가치적으로는 동양적 생각과 서양적 논리를 하나로 묶거나. 전통과 현대를 혼합해 나타나는 새로운 가치에 방점을 둔다. 여성과 남성, 자연과 인공의 결합도 그렇다. 예술에서는 표현의 복합성으로 나타난다. 복잡함과 단순함, 원색과 무채색의 조합, 직선과 곡선의 콜라보 같은 것이다.


독학으로 일궈낸 그의 작품은 80대에 나오기 시작한 매우 감상적인 바다 풍경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섬세하게 빛나는 잔잔한 바다 물결과 기하학적 실내, 복잡하게 얽힌 숲속과 단순한 건물이 하나로 어우러져 극적이면서도 서정성 짙은 화면을 연출한다.
숲속 풍경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아름도 이런 상반된 요소의 작업을 선보인다. 그의 화면에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이질적 요소의 조화다. 우선 표현 방법이 배치된다. 화면 대부분 차지하는 숲은 매우 디자인적 기법으로 처리됐다. 반면 작품의 주제를 보여주는 숲속 동물들은 아주 사실적 회화기법으로 표현했다.

디자인적 방법과 회화 기법이라는 상반된 요소를 조합해 주목도가 높은 화면을 연출하는 한아름 회화는 아름답지만 묵직한 메시지도 보여준다.
숲의 식물은 유칼립투스나 바나나 같은 열대 식물이며, 그 속에서 숨박꼭질하듯 숨어 있는 동물들은 멸종 위기의 연약한 동물들이다. 흔히 뱁새로 불리는 붉은머리오목눈이나 수달, 올빼미 같은 것들이다.
이런 상황을 연출한 화면으로 작가는 힘없고 사소한 존재가 행복한 일상으로 살아가는 파라다이스를 꿈꾼다.
| 비즈한국 아트에디터인 전준엽은 개인전 33회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400여 회의 전시회를 열었다. <학원>, <일요신문>, <문화일보> 기자와 성곡미술관 학예실장을 역임했다. <화가의 숨은 그림 읽기> 등 저서 4권을 출간했다. |
전준엽 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