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형주에 모처럼 온기가 돌고 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1월 3일부터 12월 2일까지 코스피 중형주 지수는 3750.53에서 3802.21로 올라 1.38%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소형주 지수는 2454.49에서 2505.30으로 2.07% 상승했다. 코스피 대형주 지수가 4259.75에서 4116.51로 3.36%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도 900.42에서 928.42로 3.11%의 수익률을 냈다.
올해 코스피 대형주 중심으로 몰린 투심은 좀처럼 코스피 중소형주와 코스닥으로 옮겨가질 못했다. 지난 1월 2일부터 12월 2일까지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72.3% 상승해 이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66.49%)을 웃돌았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중형주 지수와 소형주 지수는 각각 43.06%, 19.63%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닥 지수 상승률은 36.9%였다. 특히 바이오 종목 비중이 높은 코스닥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랠리에서 소외됐다.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수익률 괴리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중소형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단 분석이다. 윤선중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형주가 워낙 크게 상승했기 때문에 중소형주 중심으로 ‘키 맞추기’가 이뤄지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코스피 중소형주와 코스닥은 대형주의 대안적인 성격이 강하다. 대형주 중심으로 시장 흐름이 전개되면서 대형주와 중소형주·코스닥의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졌고, 괴리 축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라고 설명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비 개선에 따른 내수 종목 순환매(관련 종목의 연쇄 상승) 장세 기대감도 반영된 듯하다”라고 분석했다.

분리과세 최고세율 완화 정책은 코스피 중소형주에 자금 유입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기업을 제외하면 대주주 배당이 50억 원 이하인 기업들이 많아 대주주 입장에서 배당을 늘릴 수 있는 유인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내년 1월 1일부터 지급되는 배당부터 적용된다. 배당성향이 4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이 25% 이상이고 배당금이 전년도 대비 10% 이상 증가한 기업에 적용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연간 배당과 순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가 있는 413개 기업 중에선 79개 기업이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코스피 중소형주 가운데 우량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적이 안 나오는 기업이 배당을 무작정 높일 수는 없다”며 “중소형주 사이에서도 명확한 옥석 가리기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당 정책보다는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에 대한 기대감이 투심 개선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2월 중 정부는 코스닥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시장 활성화 대책에는 △코스닥 벤처펀드의 개인투자자 소득공제 강화 △연기금 코스닥 비중을 현행 3%대에서 5% 안팎으로 상향 조정 △150조 원 규모 국민성장펀드의 코스닥 시장 우선 투입 △혁신기술 기업 특례상장 요건 완화 △코스닥 상장 유지 및 퇴출 요건 강화 등의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 다음으로 정부가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무공개매수제도도 코스닥 시장의 구조적 저평가를 완화할 요인으로 꼽힌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상장회사의 지배권을 이전할 때 소액주주도 최대주주와 동일한 가격에 주식을 매각할 수 있는 제도다. 그간 코스닥 시장에선 주식양수도를 통한 인수합병(M&A)이 활발했지만 소액주주가 소외되는 문제가 반복됐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2017년 코스닥 활성화 대책으로 코스닥 지수가 30% 급등한 사례가 있다”며 “다만 2017년과 비교해 코스닥시장의 기업가치 수준이 월등히 높다는 점이 걸림돌”이라고 밝혔다.
관건은 경기 회복 추세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효섭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 공급 대책이 나오면 부진한 건설경기 회복 기대감에 코스닥 종목들의 상승 기대감이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하는 방식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며 “반도체 영향으로 내년엔 경기가 다소 좋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트럼프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