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행법상 옥외광고물은 공중이 자유롭게 다니는 장소에서 시야에 노출되는 간판·현수막·입간판·벽보 등을 의미한다. 광고업계 관계자들은 브랜드 팝업과 젊은 소비층이 집중되는 성수동이 주요 홍보 거점으로 부상하면서, 광고 수요와 단가가 함께 뛰자 건물주들의 외벽 광고 선호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한다. 업계에 따르면 외벽 광고는 최소 1주 단위 계약이 가능하고, 한 달 기준 1000만~7000만 원이다.
건물주가 2층 이상을 비워두고 광고를 유치하거나 세입자 임대료를 낮춰주는 대신 외벽을 내주는 사례가 적지 않다. 연무장길 인근 공인중개사 A 씨는 “월세 외에 또 다른 수입원이다 보니 건물주들이 기를 쓰고 광고를 하려고 한다”며 “광고 한 번으로 월 1000만 원 넘게 버는 경우도 있고, 잘 되는 곳은 그 몇 배도 번다”고 말했다.
성수동 일대 건물에 걸린 옥외광고물 상당수는 현행법상 불법 광고물이다. ‘옥외광고물 등 관리와 옥외광고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일정 장소나 물건에 광고물을 표시·설치하려면 지자체 허가 또는 신고가 필요하며,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서울특별시 옥외광고물 조례상 벽면 현수막을 적법하게 설치할 수 있는 경우는 △백화점·대형마트·쇼핑센터 등 대규모점포 △상업지역 및 공업지역에 있는 연면적 1만㎡ 이상의 건물 등에서만 가능하다. 연면적 1만㎡는 통상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 수준의 대형 건축물에 해당하는 규모다. 성수동 연무장길 일대 건물들은 대부분 저층 소규모 상가로 구성돼 있어 조례가 요구하는 면적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광고 표시 규격도 엄격하다. 광고 면적은 창문을 제외한 벽면 면적의 5분의 1 이내(최대 225㎡)여야 하고, 가로는 세로의 두 배 이내, 세로는 건물 높이의 절반 이내로 제한된다. 창문·출입문·환기구 등을 가리는 것도 금지돼 있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연무장길 일대 일부 신축 건물을 제외하면 대부분 현행 옥외광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팝업스토어를 포함해 기준에 맞는 기존 건물도 거의 없어 설치된 옥외광고물 대부분이 불법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광고업계에서는 “과태료를 감안해도 남는 장사”라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성수동처럼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건물 전체를 활용한 외벽 광고는 브랜드 노출 효과가 크고, 단기간에 대규모 홍보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성수동 일대 옥외광고를 집행하는 광고대행업체 관계자 B 씨는 “성수동 불법 옥외광고 적발 시 과태료는 건당 1000만~1500만 원 수준인데, 광고 단가만 수천만 원대라 과태료를 내고서라도 진행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애초에 과태료를 광고 단가에 포함해 설계한 상품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업체의 광고 안내 문구에는 ‘행정상 발생하는 과태료는 100% 케어해 드립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단기로 운영되는 팝업스토어 중심인 상권 특성상 불법 광고물 단속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성수는 팝업이 우후죽순 생겼다가 며칠 만에 사라지는 곳이라 일일이 단속하기 어렵다”며 “광고물이 걸려 있는 기간 자체가 짧다 보니 적발되기 전에 철거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인파가 몰리는 성수동 특성상 불법 옥외광고물이 늘어나면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겨울철 강풍이나 적설 등으로 지지대가 부식되거나 떨어지면 지나가는 보행자나 차량을 덮칠 위험이 있다”며 “불법 설치의 경우 안전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지자체의 적극적인 감시·감독과 안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동구청은 불법 옥외광고물 확산을 막기 위해 단속과 관리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청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현장 점검과 단속을 실시하는 동시에 민원이 많이 발생한 곳이나 상습 위반 업체에 대해서는 계도 및 과태료 처분을 하고 있다”며 “성수동의 특수성을 반영한 옥외광고물 관리 개선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