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형모 대표는 2021년 12월 구본준 회장으로부터 LX홀딩스 주식 850만 주(11.15%)를 증여받은 데 이어 시장 매입 등으로 현재 총 12.15%의 LX홀딩스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구본준 회장(20.37%)에 이은 2대주주다. 향후 구본준 회장의 보유 지분을 증여·상속 받으면 그룹 경영권 승계가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구형모 대표의 과제는 경영 능력 입증이다. LX MDI는 그룹 내 계열사 사업 전략 검토 경영 컨설팅, 인프라 혁신 등을 수행하는 조직으로 지주사와 계열사 사이에서 그룹 전반의 기획·조정 기능을 맡고 있다. 재계에서는 경영 승계의 가늠자 역할을 할 핵심 계열사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LX MDI의 사업 특성상 매출 성장이 실적 평가의 직접적 지표가 되기는 어렵다. 2023년 매출 86억 원, 2024년 76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대부분 내부 용역(거래) 기반의 수익 구조에서 나온 결과로 풀이된다.
계열사들의 경쟁력 향상 성과나 전략 과제 성과 등이 실질적 평가 요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LX그룹은 구형모 대표가 LX MDI에서 계열사별 경쟁력 강화 컨설팅과 시장 대응력 확보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아 LX MDI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혀, 그가 계열사 경영에 직·간접적 영향을 주고 있음을 시사했다.

주목할 점은 그룹의 주축인 상사·물류·반도체 등 계열사의 올해 실적 감소다. LX그룹에선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 △LX세미콘 등이 주력 계열사로 꼽힌다.
그룹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 LX인터내셔널(상사·물류 부문)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12조 원대로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누적 영업이익(2367억 원)이 지난해(3950억 원) 대비 40.1% 감소했다. LX인터내셔널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무역 분쟁 등을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2·3분기 모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 58.1% 하락해 4분기에도 실적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건축자재와 자동차소재부품 등을 생산하는 LX하우시스는 건설 경기 악화 등으로 지난해부터 실적이 악화세에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3조 5720억 원)은 전년 대비 1.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975억 원)은 11.3% 줄었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420억 원)은 전년(925억 원) 대비 54.7% 급감했다.
시스템반도체 생산기업인 LX세미콘의 실적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3분기 연결기준 매출(1조 2492억 원)은 전년(1조 3631억 원) 대비 8.4% 감소, 영업이익(722억 원)은 전년(1173억 원) 대비 38.4%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LX세미콘의 경우 TV와 IT, 모바일 등 주력 분야에서 매출 반등 포인트가 안 보여 이번 4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용 DDI(디스플레이 구동칩) 분야에서 경쟁사 ‘노바텍’의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쟁사가 주요 고객사 공급망에 들어와 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시장 관계자는 그룹의 싱크탱크역인 LX MDI가 올해 급변하는 경영 환경 대응과 그룹 내 실적 개선을 이끄는 역할에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앞으로 구형모 대표가 그룹의 좋지 않은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X그룹 관계자는 “LX MDI가 내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상세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