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판부는 "현행 녹지법령을 보면 구역 내에서 높이 12m를 초과하는 건축물(지주)을 설치하는 게 불가능하다"면서 "피고(서울시)는 높이 제한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지주를 설치하는 주된 목적으로 이 결정을 했다고 보여 '남산 곤돌라 설치'라는 동일한 행정 목적을 위한 단계 처분이라 판단된다"면서 "피고는 한국삭도공업이 독점 운영해 막대한 수익을 거둔 사정 등을 주장하지만 그런 사정만으로 원고 적격 자체를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의 쟁점은 2024년 서울시가 곤돌라 설치를 위해 일부 사업 부지의 용도구역을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 '도시계획시설'로 변경한 조치가 공원녹지법상 해제 기준을 충족했는지 여부였는데, 법원은 서울시의 조치가 적법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문제의 발단은 약 6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1년 정부는 남산 케이블카에 대해 사업 면허를 부여할 당시 유효기간을 두지 않으면서 한국삭도공업의 장기 독점이 이어졌다.
긴 대기 시간과 휠체어 이용 불편 등 민원이 제기되자 서울시는 예장공원과 남산 정상부를 잇는 곤돌라를 신설하기로 결정, 2024년 본격 공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한국삭도공업은 같은 해 8월 서울시의 도시관리계획 변경이 위법하다며 처분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를 제기했다.
법원은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공사는 1년 넘게 중단됐고, 이번에 처분 취소소송마저 법원이 한국삭도공업의 손을 들어주면서 서울시의 곤돌라 신설 사업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서울시는 판결 직후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법원의 이번 1심 판결은 서울시가 '남산의 공공성 회복'이라는 원칙 아래 추진해 온 정책적 판단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시는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히면서 "법적·정책적 정당성을 바로 잡고, 남산의 접근성을 회복해 ‘모두의 남산’으로 돌려드리기 위한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시는 소송에서 지더라도 국토교통부에 관련 시행령 개정을 촉구해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시행령 개정안은 입법예고를 마쳤고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