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벽두부터 열리는 대회는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이다. 개최국은 사우디아라비아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2일 결전지로 출국해 7일부터 일정을 시작한다. 이란, 레바논, 우즈베키스탄을 차례로 만난다.
이번 대회가 주목받는 이유는 오는 9월 '메인 이벤트'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이 축구계에서 주요 대회로 간주되지 않는 것에 비해 국내 사정은 다르다. 대한축구협회도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이 열릴 때면 대표팀 구성에 열을 올린다. 이번 U-23 대표팀은 이민성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포르투갈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용학, 김태원을 비롯해 강상윤, 강성진, 박성훈, 신민하 등 K리그 내 잔뼈가 굵은 선수들이 아시안컵에 출전한다.
동생들의 쇼케이스 이후 약 5개월 뒤에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열린다. 월드컵은 이번 대회부터 큰 변화를 맞이했다. 본선 참가국 규모가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었다. 조별리그 이후 벌어지는 토너먼트도 32강부터 시작한다.
이에 대한민국 대표팀의 목표도 자연스레 달라졌다. 이전까지 조별리그 성적에 '올인'해 16강에 오르는 것을 지상 과제로 삼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부터 조별리그 난이도가 비교적 낮아졌다. 4팀이 겨루는 조별리그에서 3위에 머무르더라도 토너먼트(32강)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홍명보 감독은 취임 이후 "분명히 16강"이라는 목표를 내세웠다. 그러면서도 "그 다음 단계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대표팀을 만들고 싶다"며 앞을 내다봤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 수 있어 관심이 증폭된다.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그는 2025년 중 차범근 감독의 A매치 최다 출장 기록(136경기, 손흥민은 140경기)을 넘어섰다. 월드컵 기간에는 차범근의 최다골 기록(58골, 손흥민은 54골) 경신도 노려볼 수 있다.

2월에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 대회 역시 그동안의 대회와 흐름이 크게 다르지는 않을 전망이다.
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의 확고한 '효자 종목'은 쇼트트랙이다. 최민정, 황대헌 등 그간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딴 경험이 있고, 여전한 국제무대 경쟁력을 자랑하는 자원도 대표팀을 지키고 있다.
특히 최민정은 이번 2025-2026시즌 월드투어 4위를 달리고 있다. 10대 시절부터 대표팀 생활을 시작한 두 번의 올림픽 경력, 10시즌 국가대표 활동에도 그는 여전히 20대다. 아직까지 기량 저하가 도드라지지 않는다.
베테랑 외에도 이번 올림픽 무대에서 첫선을 보일 신예들에 대한 기대도 적지 않다. 여자부 김길리는 2023-2024시즌, 월드투어 1위 경험이 있는 세계 정상급 자원이다. 1년 전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를 획득, 종합 대회에서의 적응도 마쳤다. 임종언은 이번이 성인 무대 데뷔 시즌임에도 국가대표선발전을 남자부 1위로 통과했다. 처음으로 나선 월드투어에서도 국내 선수 중 최고 순위인 8위에 올랐다.
빙판 위와 달리 '척박한 땅'인 설상 종목에서는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종목의 최가온이 주목을 받는다.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금메달 2개를 획득, 올림픽 입상 전망을 밝혔다.

3월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3년 만에 돌아온다. KBO와 야구 대표팀이 사활을 걸고 준비해 온 대회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 등 성과를 냈던 야구 대표팀은 주축을 이루던 '황금세대'가 물러나면서 점차 내리막을 걸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2010년부터 4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석권했으나 더 높은 경쟁력을 요구하는 대회에서는 실패가 반복됐다. 특히 WBC에서는 지난 세 개 대회(2013, 2017, 2023) 연속 1라운드를 넘어서지 못해 체면을 구겼다.
야구 대표팀은 연이은 실패에 세대교체를 천명했다. 지난 수년간 KBO는 이번 WBC와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목표로 젊은 선수 위주 대표팀을 구성해왔다. KBO리그 내에서 정상급 기량은 아니더라도 가능성을 보이는 유망주도 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26 WBC를 앞두고선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1월 9일부터 돌입하는 대표팀 1차 캠프 명단에 류현진의 이름이 올라간 것이다. 대표팀이 류현진을 최종 선발, WBC까지 참가하게 된다면 13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나서게 된다. 그간 국제대회마다 부상 또는 수술 등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또한 이번 캠프 명단에는 1984년생 베테랑 투수 노경은도 포함됐다. 노경은이 WBC까지 나선 다면 대회 기간 중 만 42세 생일을 맞이하게 된다.
WBC는 각국 대표팀이 선수단을 구성하는 규정이 비교적 느슨하다. 선수 본인의 국적이 아닌 부모의 국적이나 출생지에서도 대표팀 선발이 가능하다. 이에 대한민국 대표팀은 2023년 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한국계 메이저리거 토미 에드먼을 선발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빅리그 혹은 빅리그 출신 한국계 선수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기대감을 높인다.
이외에도 2026년은 하계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해다. 9월 중순 일본 아이치현에서 개최된다. 아시안게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예전에 비해 줄어들고 있으나 지난 대회부터 e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는 등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
WBC와 아시안게임을 치른 야구 대표팀은 11월에는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을 재구성,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도 참가한다. 같은 달, 카타르에서는 세계 축구 유망주를 점검하는 U-17 월드컵이 열린다. FIFA는 2025년부터 U-17 월드컵을 본선 48개국 체제, 매년 개최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