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청에 따르면 내년 가장 크게 달라지는 교통법규는 상습 음주운전자의 ‘음주운전 방지 장치’ 부착에 관한 내용이다. 이 장치는 시동을 걸기 전 호흡을 검사해 알코올농도 일정 기준치 이상 감지 시 차량 시동이 아예 걸리지 않게 한다. 2026년 10월 24일부터 최근 5년 내 2회 이상 음주운전을 한 상습 음주운전자가 최소 2년의 결격(면허가 취소돼 운전면허 시험 응시 자격이 제한되는 상태) 기간이 지난 뒤 면허를 재취득할 경우 음주운전 방지 장치를 부착해야만 운전이 가능한 조건부 면허를 발급받게 된다.
해당 제도는 2024년 10월 25일 시행됐는데 최소 결격 기간이 2년이라 2026년 10월부터 면허 재취득 과정에서 음주운전 방지 장치를 부착해야 하는 대상자들이 나오게 된다.
음주운전 방지 장치 부착 기간(조건부 면허 유지 기간)은 결격 기간과 동일하며, 해당 기간이 끝나면 일반면허로 자동 전환된다. 장치 설치비용은 약 300만 원으로 조건부 면허 대상자가 해당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 경찰은 조건부 면허 대상자의 장치 대여가 가능하도록 한국도로교통공단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음주운전 방지 장치 부착 대상자는 경찰에 연 2회 이상 운행 기록을 제출해야 하며,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정기 검사도 받아야 한다.
한편, 가입자 5만 명이 넘는 ‘음주운전 면허 취소 구제 센터’ 카페에서는 벌써 ‘꼼수’ 정보가 확산하고 있다. 해당 카페 회원들은 음주운전 방지 장치 도입에 앞서 “리스 차량을 몰면 되지 않느냐”, “술을 마시지 않은 동승자에게 호흡 측정을 부탁하면 된다” 등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방지 장치를 설치하지 않고 운전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고, 운전면허도 취소될 수 있다. 또 다른 사람이 대신 호흡해 음주 감지를 피한 뒤 운전하다 적발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음주운전 방지 장치 제도 적용으로, 음주운전 재범률은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음주운전 재범률은 2022년 42.2%에서 2024년 43.8%로 소폭 증가했지만, 최근 5년 동안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 방지 장치 의무화 제도는 이러한 상습 음주운전자의 재범 가능성을 원천 봉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러 연구 결과에서도 음주운전 방지 장치의 예방 효과는 입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교 목포해양대 경찰학부 교수는 ‘음주시동잠금장치 도입 방안에 관한 연구’에서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은 벌금 증액, 징역형 기간 연장, 차량 몰수 등으로 갈수록 강화되고 있지만, 이러한 사후 조치만으로는 특별예방에 효과성이 입증되고 있지 않다”면서 “음주시동잠금장치는 이미 이 제도를 시행 중인 여러 나라에서 사전적 예방조치로서의 음주운전 예방효과가 입증되고 있다”고 했다.

개정 도로교통법에서는 약물 운전 처벌도 강화된다. 최근 마약뿐만 아니라 프로포폴, 졸피뎀 등 향정신성의약품에 취한 채 운전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2025년 11월 8일 대전 유성구 도룡동의 한 도로에서 테슬라 차량이 오토바이와 차량을 잇달아 들이받아 1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치는 연쇄 추돌 사고를 냈다. 해당 차량 운전자 A 씨는 평소 지병이 있어, 졸림이나 집중력 저하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에 양성 반응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 4월 2일부터는 ‘약물 측정 불응죄’가 신설돼 경찰의 간이시약 검사 등에 불응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아울러 약물 운전 자체의 처벌 기준도 기존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됐다. 경찰은 약물 운전으로 단속될 경우 예외 없이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을 강화해 고위험 운전자를 도로에서 즉각 퇴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면허 승급 기준 역시 엄격해진다. 기존에는 7년 무사고 요건만 충족되면 제2종 운전면허 소지자가 적성검사만으로 제1종 면허를 취득했으나, 2026년부터는 자동차보험 가입증명서 등으로 실제 운전 경력을 입증한 경우에만 적성검사 후 제1종 면허가 발급된다. 이른바 ‘장롱면허’ 운전자가 별다른 운전 경력 없이 제1종 면허를 취득하는 길이 막힌 셈이다. 해당 제도는 2026년 3월 19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또한, 그동안 운전면허 갱신 관련 민원이 연말에 집중되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국민의 의견을 반영, 2026년 1월 1일부터 운전면허 갱신 기간 산정 기준이 변경됐다. 운전면허 갱신 기간 산정 기준이 기존 ‘연 단위(1월 1일~12월 31일)’ 일괄 부여 방식에서 개인별 ‘생일 전후 6개월’로 변경됨으로써 매 연말마다 면허 만료를 앞두고 시험장이 붐비는 혼선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운전면허의 도로 연수 방법도 2025년 12월 2일부터 바뀌었다. 운전학원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수강생이 원하는 장소와 코스로 합법적인 도로 연수가 가능하고, 도로 연수 신청부터 결제까지의 모든 과정이 온라인 통합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운전학원 수강생들은 학원이 정한 코스에서 벗이나 주거지·직장 인근 등 희망하는 장소에서 예행연습을 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강사·차량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학원 운영비가 절감돼 교육생이 부담하는 수강료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