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철위는 2025년 3월 한국전산구조공학회에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둔덕이 사고에 미친 영향 등을 분석하는 용역을 의뢰했다.
한국전산구조공학회 연구팀은 무안공항 현장조사 등을 통해 기체, 활주로, 지반, 각종 구조물에 대한 가상 모델을 만들고 슈퍼컴퓨터로 이를 정밀 분석하는 작업을 거쳤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무안공항에 로컬라이저 둔덕이 없었을 경우 항공기와의 충돌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사고기는 동체 착륙 후 770m를 활주하고 멈춰 서면서 큰 충격을 받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로컬라이저 콘크리트가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만들어졌다면 사고기는 공항 보안 담장을 뚫고 근처 논밭으로 미끄러져 나갔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중상자는 없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확정된 조사 결과는 아니지만, 참사 규모를 키운 주요 원인이 콘크리트 둔덕일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최근 국토교통부는 무안공항의 콘크리트 둔덕이 규정을 충족하지 못했으며 안전한 형태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국토부는 김은혜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무안공항 내 로컬라이저 시설이 공항 안전 운영 기준에 미부합했다"면서 "2020년 개량사업 당시 규정에 따라 정밀 접근 활주로 착륙대 종단에서 240m 이내에는 부러지기 쉽게 개선했었어야 했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가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둔덕에 대해 관련 규정을 위반한 점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부는 2024년 12월 사고 발생 직후 로컬라이저 둔덕과 관련해 "법 위반은 없었다’는 입장이었으며, 2025년 12월 23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무안공항 내 로컬라이저 시설 설치 부당 민원' 의결서에서 "로컬라이저는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에 적합하게 설치돼 있어, 설치기준을 위반한 시설이라고 할 수 없음"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로컬라이저 시설 안전 규정은 2003년 제정돼 무안공항이 개항한 2007년 이후인 2010년부터 적용됐다. 2020년 5월부터 2024년 2월 사이 진행된 로컬라이저 개량 공사 당시에는 규정이 유효했기 때문에 이를 충족할 수 있도록 시설 개선 등의 조치가 있었어야 했다는 책임을 인정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은혜 의원은 당시 개량 공사 설계 용역 입찰공고에는 '부서지기 쉬운 구조(Frangibility) 확보 방안 검토'라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실제 용역 착수·중간·최종보고회 발표 자료에서는 이런 점이 반영되지 않았는데도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 관계자 모두 이를 그대로 수용하는 등 부실 검증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둔덕이 없었다면 모두 생존할 수 있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오면서 둔덕에 문제가 없다던 정부의 입장도 뒤집혔다"면서 "부서지기 쉽도록 지어져야 할 둔덕이 죽음의 고개가 된 실체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 설계부터 부실한 개량 공사까지 관련자들에 대해 전면적으로 수사가 확대돼야 하며 국정조사에서 진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