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부지방검찰청 형사4부는 2023년 3월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을 중처법 위반 혐의로, 이종신 전 삼표산업 대표이사 등 임직원 6명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정도원 회장이 채석산업에 30년간 종사한 전문가인 점, 사고현장의 위험성을 사전에 인식한 점, 안전보건업무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보고받고 실질적이고 최종적인 결정권을 행사한 점, 그룹 핵심사업인 골재 채취 관련 주요 사항을 결정해온 점 등을 고려해 기소했다.
2025년 12월 의정부지방법원 형사3단독(이영은 판사)의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정도원 회장에 대해 “안전보건 관련된 사안을 포함해 그룹 전반에 관련된 보고를 받고 지시를 했으며 이를 토대로 중처법상 경영 책임자로 볼 수 있다”며 징역 4년과 벌금 5억 원을 구형했다.
기업 오너가 중대재해처벌법 혐의로 첫 기소된 사례라는 점에서 재계의 이목이 쏠렸다. 재계 한 관계자는 “각 계열사마다 전문경영인을 둬서 책임경영체제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 주요 대기업들의 특징인데 삼표그룹의 경우 오너가 경영에 밀접하게 참여했던 것처럼 보이는 것이 차이점”이라면서도 “산업 현장을 모두 다 통제하는 것은 어렵고, 당국이 사고 및 사안 해석 확대에 따라 그룹 총수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도 있기 때문에 주목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처법 1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정도원 회장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2025년 11월 불구속 기소돼 또 다른 재판을 받고 있다. 정도원 회장의 장남인 정대현 그룹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에스피네이처로부터 레미콘 제조 원료를 시세보다 비싸게 구매하는 방식으로 2016~2019년 동안 약 74억 원의 부당이익을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간 시멘트, 레미콘 등 건설기초소재 사업이 주력이었던 삼표그룹은 부동산 개발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삼표그룹은 서울 성수동 옛 삼표레미콘 공장 대지에 최고 79층 규모의 미래형 업무 복합단지 개발을 위한 성수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서울시 건축 심의, 시공사 선정 등을 마치고 이르면 올해 말 착공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삼표그룹은 또 다른 프로젝트인 서울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수색 프로젝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은평구 증산동 일대에 299세대 민간 임대 아파트와 업무·상업·문화시설 등을 결합한 주상복합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담당하고 있으며, 2027년 준공 예정이다.
해소되지 못한 사법 리스크는 그룹의 체질 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동산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사들 입장에서는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등 자금 조달 과정에서 경매·공매권이나 근질권 설정 등을 진행하는데 부동산 가치가 상당하기 때문에 총사업비 5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성수동 부지 개발 사업에는 큰 차질이 없어 보인다”면서도 “위임받은 대표이사가 있다 해도 엄밀히 따지면 오너 그룹인데, 법적 리스크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는 오너의 의사결정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삼표그룹 관계자는 “재판 결과가 사업에 영향을 끼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히 말씀 드릴 사항은 없다”며 “중처법 1심 판결에 대한 입장은 선고 이후 상황에 따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