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겨우 띄워놨더니…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 의혹 사건이나 현대차 비자금 사건 그리고 SK글로벌(현 SK네크웍스) 분식회계 사건 모두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대법원 선고를 받을 것으로 전망돼 왔다. 법원이 이들 세 재벌에 집행유예 정도의 형을 내리고 내년 2월에 출범할 새 정부가 경제활동 장려 명목으로 이들을 사면해주는 시나리오가 재계에는 물론 법조계와 정치권에 나돌았었다.
그런데 삼성 비자금 파문이 터져 나오면서 한치 앞을 살필 수 없게 됐다는 지적이다. 삼성 법무팀장 출신 김용철 변호사가 이건희 회장 아들 이재용 전무의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취득과정에 대한 의혹들을 제시하면서 이미 항소심 판결까지 난 에버랜드 사건 처벌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자연스레 에버랜드 사건 대법원 판결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삼성 비자금 파문 불똥은 정몽구 최태원 두 회장에게도 튄 모양이다. 삼성의 대 검찰 로비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검찰과 법원이 당장 재벌 관련 처벌 수위를 정하기에 무척이나 부담스러운 시점이 된 것이다.
지난 9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그 후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 일등공신이 됐고 600억 원대 사재출연도 하면서 내심 대법원 판결이 올 연말이나 신년 초에 이뤄지길 바랐을 것이다.
역시 항소심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려온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10월 방북 당시 고령의 재계 인사들을 예우해 사진촬영 등의 역할을 자처하고 SK와이번스 한국시리즈 일반석 응원 등을 통해 호감도를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삼성 비자금 파문이 일파만파 확전되는 상황에서 그 여파로 인해 자신들의 대법원 판결이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미뤄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 회장의 수심은 깊어만 갈 것으로 보인다.
천우진 기자 wjcu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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