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계양을을 벗어났을 때 송 전 대표 승률은 좋지 않았다. 2010년 인천시장 선거에서 당선됐지만, 2014년 인천시장 선거에선 패했다. 2022년 서울시장 선거와 제22대 총선 광주 서갑에서도 송 전 대표는 쓴맛을 봤다.
송 전 대표는 복당을 신청하면서 인천 계양을 출마를 원한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는 인천 계양을에 주소지를 두고 복당을 신청했다. 2022년 민주당 상임고문이던 이재명 대통령 국회 입성을 도우려 지역구를 비웠던 송 전 대표가 4년 만에 인천 계양을 컴백을 시사하는 행보로 읽혔다.
그러나 인천 계양을은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출마 준비를 하고 있던 곳이었다. 김 전 대변인은 앞서 2025년 12월 25일 이 대통령과 인천 계양을 지역구 내 교회에서 예배를 드려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의 ‘교회 동행’을 두고 지역구 승계 포석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김 전 대변인이 사직서를 낸 날은 송영길 전 대표 무죄가 확정된 날이었다. 2월 13일 서울고법은 송 전 대표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 항소심서 징역 2년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2월 20일 서울중앙지검은 언론 공지를 통해 송 전 대표 항소심 판결과 관련해 상고를 포기했다. 이로써 송 전 대표 정치 복귀 활로가 열렸다.
2월 20일을 기점으로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같은 곳을 바라보는 상황이 전개됐다. 이재명 대통령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을 놓고 ‘대통령 최측근’과 ‘중진급 친명’ 간 내부 경쟁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2월 24일 김 전 대변인과 송 전 대표는 나란히 ‘계양을 쟁탈전’에 시동을 걸었다. 김 전 대변인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면담했다. 면담을 마친 김 전 대변인은 취재진과 만나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르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계양을 출마 뜻을 전했다”면서 “정 대표가 격려의 말씀을 주셨다”고 밝혔다.
김 전 대변인은 인천 계양을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김 전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2022년 인천 계양을) 재보선에 나섰을 때 같이 계양에 가서 선거운동을 했다”면서 “(이 대통령이) 계양을 의원으로 임기를 바로 시작했고, 제가 보좌관으로 동시에 들어가 보좌관 생활을 계양을에서 처음 시작했다”고 했다.

송영길 전 대표는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과의 맞대결 가능성에 대해 “국회의원은 임명직이 아니라 국민이 뽑는 헌법기관”이라며 “계양구든 뭐든 국회의원 후보자를 결정하는 것은 그 지역의 당원과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2월 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송 전 대표는 “저는 국회로 돌아간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면서 “아직 복당이 안 돼 있는 상태에서 어디 출마한다고 말할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복당이 승인되면 정청래 대표나 지도부를 만나 상의할 것”이라고 했다.
복당 후 역할과 관련해 송 전 대표는 “당이 필요한 곳에 백의종군 자세로 뛰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송 전 대표 발언은 당에 대한 희생 정신을 강조하면서도 인천 계양을 싸움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역 정가에선 여전히 송 전 대표의 조직력이 건재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김 전 대변인과 송 전 대표가 직접 통화를 했다는 이야기가 정치권서 나돌아 화제를 모았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동아일보 유튜브 채널 ‘정치를 부탁해’에 출연해 “송 전 대표가 김 전 대변인에게 전화해 따끔하게 꾸짖었다고 한다”면서 “‘대통령을 보좌해야지 5개월만 하고 나올 수 있느냐’ ‘대통령을 정말 생각하는 거냐’고 한다”고 말했다.

여권 한 관계자도 “김남준 전 대변인이 계양을에 출마하고 송영길 전 대표가 인천시장 출마자 지역구를 채우는 방식을 높게 보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김 전 대변인이 인천 계양을 출마를 염두에 두고 사직서를 던졌는데, 이는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 내부적으로도 이미 조율이 끝난 사안으로도 볼 수 있다”면서 “송 전 대표의 항소심 무죄에 따른 정계 복귀는 일종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2022년 대선 당시 송영길 전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고, (이로 인해)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경선에서 승기를 잡았다”면서 “이는 송 전 대표의 ‘정치적 채권’이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송 전 대표를 제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에선 현역 의원이 인천시장 출마 가능성이 높은데, 이때 생기는 보궐선거에 송 전 대표가 출마하는 방식으로 교통정리가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지역구는 박찬대 의원의 인천 연수갑 지역구”라고 했다.
현재 인천시장 출마가 가능한 현역의원 후보군으론 박찬대 의원과 김교흥 의원 등이 꼽힌다. 박 의원 지역구는 인천 연수갑, 김 의원 지역구는 인천 서갑이다. 송 전 대표가 인천 계양을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출마가 가능할 수 있는 지역구들이다.
인천지역 정치권 인사는 “연수갑의 경우 과거엔 ‘인천의 강남’으로 불릴 만큼 보수 강세 지역이었지만, 황우여 국민의힘 상임고문 이후 보수진영에서 ‘간판급 인사’가 나오지 않은 곳”이라면서 “그 사이 박찬대 의원이 이곳에서 내리 3선을 했다”고 했다.
이 인사는 “정치적 구도상 인천 연수갑은 국민의힘 공천 상황에 따라 ‘박빙’이 될 수 있고, 인천 서갑은 연수갑과 비교하면 민주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지역”이라고 바라봤다. 송 전 대표의 정치적 위상을 감안하면, 조금 더 어려운 지역에 내보낼 수 있다는 취지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인천 계양을 출마자와 관련해선 내부적인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송영길 전 대표가 당의 입장을 따르겠다는 취지 발언을 한 것은 결국 인천 계양을 지역구를 필사적으로 고집하진 않겠다는 것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신 교수는 “송 전 대표가 인천시장을 지낸 바 있기 때문에 인천 안이라면 반드시 계양을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면서 “송 전 대표의 ‘정치적 구력’이 있기 때문에 인천 계양을을 두고 정면충돌에 돌입하진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송 전 대표의 복귀가 이른바 ‘명청대전’의 새 국면을 열 가능성도 거론된다. 송 전 대표가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로 입성할 경우, 정청래 지도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친명계의 새로운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이에 대해 앞서의 여권 관계자는 “주변 사람들이 송 전 대표에게 이용당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고, 송 전 대표도 복귀하자마자 그런 역할을 맡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요한 지점은 대통령이 ‘반청’이 아니기 때문에, 실체가 불분명한 당내 갈등에 송 전 대표가 리스크를 짊어질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