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아시안컵을 향한 국내 분위기는 이전과 분명 달랐다. 조용히 지나갔던 이전 대회들과 달리 대표팀 소식이 대형 포털사이트 뉴스 코너를 통해 전해졌다. 비슷한 시기, 축구 U-23 대표팀이 저조한 성적을 냈다. 이들과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언론에서는 풋살 대표팀의 성적도 잇따라 전했다. 이에 일부 팬들은 축구와 풋살을 혼동해 보도를 소비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국가대표팀 에이스이자 국내 '풋살 1인자'로 불리는 신종훈은 이를 어떻게 보고 있었을까. 그는 "두 가지 감정이었다. 반가우면서도 씁쓸한 느낌이랄까"라며 첫 느낌을 전했다. 이어 "선수생활을 10년이 훌쩍 넘게 하면서 풋살 소식이 포털사이트에서 크게 다뤄지는 것을 처음 봤다.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결과가 좋지 않다고 질타를 받는 상황조차 어색했다"면서도 "당연히 나도 그 기사들의 의도는 안다. 착잡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고 말한다. "많은 분들은 아니겠지만 분명 우리의 존재만큼은 인식을 하게 된 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경기가 지상파 스포츠 채널을 통해 중계가 됐고 기사 등을 통해서도 다뤄졌다. 다만 안타까운 부분은 우리가 어느 정도는 성적을 내서 확실하게 보여주고 각인시키는 단계까지는 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건 우리가 부족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제대회가 끝나고 국내 리그(FK리그)는 이어지고 있다. 4년 연속 리그 우승에 무패 우승까지 달성한 경험이 있는 LBFS는 이번 시즌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 놓여있다. 2025년 11월 시작한 리그에서 이미 3패를 적립한 것이다. 다만 최근 경기에서 승리를 가져가며 빼앗겼던 리그 선두 자리는 되찾았다.
LBFS 구단이 이토록 압도적인 성적을 내는 배경은 구단의 환경과 지원 등에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국내에서 압도적인 환경'임을 자부한다. 경기 이천에는 이들만의 경기장과 트레이닝 센터 등의 시설이 구축돼 있다. 체육관 형태인 경기장에 대해 정시운 단장은 "우리가 만든 시설이다. 비는 시간에도 일반에 대관 사업을 하지 않으면서 관리한다. 선수들에게 언제든 와서 필요한 운동을 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을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도 프로축구 구단 못지않았다. 이는 국내 FK리그 14개 구단 중 유일한 시설이다.
LBFS는 선수와 연봉 계약을 하는 유일한 구단이기도 하다. 출전 수당 등이 책정되는 타 구단과 차별화를 하고 있다. 정 단장은 "안정적으로 선수 생활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팀도 선수마다 연봉 격차는 있다"면서 "많은 금액은 아니다. 선수들의 연봉을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대략 축구에서 세미프로 구단 정도는 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선수생활을 이어온 이민용 코치는 "풋살 선수는 선수 생활과 다른 직업을 병행해야 한다. 다들 그렇다. 개인 레슨 코치 같은 일을 따로 해야 한다. 이전까지는 그게 당연했다"고 말했다.
신종훈은 이에 대해 "나는 과거 프로 선수로서 더 집중하고 싶어서 해외 진출을 선택했다. 일본에서도 뛰고 중국도 갔었다"라며 "그러다 이런 여건의 팀이 생겨 국내로 돌아오게 됐다. 이 정도 시설까지 갖춘 팀은 해외에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국내 최초로 외국인 지도자를 도입하기도 했다. 2024년 여름, 팀에 포르투갈 출신의 파울로 페르난데스 감독이 부임했다. 10년 이상 포르투갈 1부리그에서 팀을 지휘한 경력이 있는 지도자였다. 축구로도 명문 구단인 스포르팅, 벤피카 등을 거쳤다. 페르난데스 감독은 "이 팀에서 특별한 프로젝트가 있다고 해서 흥미가 생겼다. 한국 풋살 전체를 이끌어가는 구단을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도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LBFS는 지도자 외에 외국인 선수 역시 적극 활용한다. 현재도 팀에 브라질, 이집트 등 다양한 곳에서 온 선수들이 뛰고 있다.

성적과 환경면에서 국내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LBFS다. 이미 더 오를 곳이 없는 상황, 구단으로선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끌어올리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정 단장은 "우리로서도 고민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매 경기 구단 내 자체 MVP를 선정해 수당을 지급하고 시즌이 끝나면 별도 시상식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결국은 경쟁팀이 나와야 국내 리그가 탄탄해질 수 있다. 이 정도까진 쉽지 않겠지만 어느 정도 체계를 갖춘 팀이 생겨서 서로 경쟁하는 구도가 된다면 리그도 국가대표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면 선수를 지망하는 인원도 많아지고 풋살 전체가 커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시아 대회를 언급했다.
"축구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가 있듯이 AFC 풋살 클럽 챔피언십이 있다. 그런데 이 대회가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멈췄다. 아직까지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그사이에 참가 자격을 얻었기에 아직 출전 경험이 없다. 대회가 곧 생긴다고 하는데 빨리 나서고 싶다. 선수들도 더 높은 무대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큰 대회에서 성과를 내면 우리를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 같다. 그걸 목표로 외국인 감독, 선수들을 영입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팀이 그 대회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우리는 성적을 내서 세계 대회까지 나가는 것이 꿈이다."
아시아 대회 이야기가 나오자 페르난데스 감독은 눈을 반짝였다. 현재 자신의 목표가 "AFC 풋살 클럽 챔피언십"이라고 명확히 말했다. 그는 "현재 중단된 대회가 빨리 다시 재개되길 바란다. 현재 이 팀을 더 발전시키고 싶다"고 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