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붓다로이드는 방대한 불교 경전을 학습해 실제 승려처럼 고민 상담에 응답한다. 질문을 받으면 경전 문구를 인용해 답하고 추가 해설도 덧붙인다. 가령 구마가이 교수가 “인간관계가 잘 풀리지 않는다”고 묻자, 붓다로이드는 “상대와의 거리를 다시 살피고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라”고 조언한 뒤 합장했다.
마이니치신문에 의하면, 종교 로봇 자체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기독교에서는 수녀나 천사를 본뜬 로봇이 이미 등장했고, 불교에서도 관음보살이나 독경 승려를 형상화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두 발 보행이 가능하고, 인간과 유사한 전신 동작과 자연스러운 음성 대화를 동시에 구현한 종교 휴머노이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 같은 시도는 일본 사회가 직면한 구조적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일본은 인구 감소와 젊은 층의 종교계 이탈 심화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으며, 그 여파로 전통 사찰의 폐쇄도 빠르게 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일본 불교 사찰의 약 30%가 2040년까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 사찰들은 후계 승려를 찾고 운영을 유지하는 데 점점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근래 일본에서는 ‘테크노-스피리추얼리티(기술과 영성의 융합)’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례로 2019년 교토 고다이지(高台寺)는 관음보살을 형상화한 1억 엔(약 9억 2000만 원) 규모의 휴머노이드 로봇 ‘민다르’를 도입한 바 있다. 다만 민다르가 사전 녹음된 설법을 전달하는 장치에 가까웠다면, 이번 붓다로이드는 실시간 상호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 단계 진화한 사례로 꼽힌다. 구마가이 교수는 “인구 감소로 사찰이 줄어드는 가운데 AI 로봇이 승려를 보조하는 등 종교 문화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