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판단을 하기에 앞서 금년 연초에 언론을 통해 나온 올해 증시 전망을 보자.
<파이낸셜뉴스> 1월 2일자에 나온 ‘2007 신년기획 증시 전문가 업종별 전망’을 보면 증권사의 올해 업종별 전망을 종합해 △조선 ‘호황’·자동차 ‘회복’ △반도체·휴대폰 등 IT ‘선전’ △건설·철강금속, ‘정책수혜’ △금융, 업종별 희비 교차 △유통·음식료 내수업종 ‘관심’ △인터넷·엔터테인먼트 ‘주목’ △운송업, 항공업이 ‘투자유망’ 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땠을까. 올해 증권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이라면 이 같은 전망이 일부 업종을 제외하곤 거의 들어맞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조선업의 ‘호황’과 건설·철강금속의 ‘정책수혜’, 운송·항공업 ‘투자유망’을 곧이곧대로 믿은 투자자라면 적잖은 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물론 종목별로 희비가 엇갈렸지만 조선업 대장주인 현대중공업은 연초 12만 원대 머물던 주가가 55만 원까지 급등해 40만 원 선에 안착했고 철강업 대장주인 포스코는 연초 30만 원에서 출발해 76만 원까지 올라갔다. 다만 자동차의 ‘회복’, 반도체·휴대폰 등 IT ‘선전’, 엔터테인먼트 ‘주목’은 빗나간 전망이 됐다.
그렇다면 여기서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할까. 한양증권 김희성 애널리스트는 “산업구조가 변화되면서 반드시 좋아질 수밖에 없는 업종을 중심으로 대장주에 투자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지수가 큰 폭으로 올랐음에도 오히려 손해를 본 투자자라면 내년을 다시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많은 증권사들이 올해와 같은 급등세는 보이지 않겠지만 지속적인 상승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의 많고 많은 추천 업종 중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본다면 보다 안정된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것처럼 ‘구조적 변화’로 호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투자증권이 내놓은 보고서가 눈에 띈다. 우리투자증권은 내년 ‘중국 소비증가’, ‘한국 40∼50대 소비증가’ 등과 관련한 업종에 주목할 것을 권고한다.
중국의 소비증가와 관련, 중국의 성장동력이 기존의 투자확장 사이클에서 수출 및 소비 쪽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고소득층의 소비 트렌드 △도시 거주자의 삶의 질 △중국여성의 활발한 사회진출 △중국 소비산업 성장에 따른 소비재 설비투자 확장 등과 관련된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향후 한국 40∼50대가 선호하는 ‘삶의 질과 관련된 소비주’가 부각될 것이라며 여가, 건강, 금융 업종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이에 IT하드웨어, 항공, 자동차, 제약, 통신서비스, 인터넷·게임, 보험, 미디어, 의류 업종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기존 설비투자 주도주인 조선, 철강, 화학 등은 개별 종목별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종목으로는 대한항공, 부광약품, 삼성전자, 엔씨소프트, 하나로텔레콤, 한국가스공사, 현대건설, 현대백화점, 현대중공업, 현대차, 현대해상, GS, LG전자, LG패션, LG필립스LCD, POSCO, SSCP 등을 꼽았다.
대신증권은 2008년에 ‘고유가’가 증시를 이끌 것으로 예상해 눈길을 끌었다. 즉 고유가에서 출발해 오일머니, 태양광, 풍력 등으로 확장한다는 것이다. 대신증권은 100달러대까지 치솟은 국제유가는 중동의 풍부한 오일머니를 연출하고 중동의 건설붐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그다지 경제성을 띠지 못했던 차세대 대체에너지 사업의 활성화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분석했다.
대표적인 오일머니 수혜주로는 두산중공업, 현대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대림산업, GS건설 등을 꼽았다. 또 대체에너지 관련주로는 동국산업과 서희건설, 제룡산업, 유전개발 관련주로는 대성산업, 동원, 대우인터내셔널, 삼성물산, SK, LG상사, 현대상사 등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지난 11월 미래에셋증권 이필상 애널리스트가 쓴 ‘Capital Idea!-슈퍼맨 리턴스, 석탄을 다이아몬드로 만들다’라는 보고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유가로 인해 난방용 석탄까지 급등하고 있어 석탄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석탄 광산을 보유한 회사인 삼천리, 벌크선 호황 지속 가능에 따른 후광효과가 예상되는 대한해운, STX팬오션, 탈황 탈질 설비 업체인 한국코트렐 등이 석탄가격 상승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 박정근 애널리스트는 “작전세력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테마’가 아닌 산업구조의 재편에 따른 ‘테마’는 상당기간 지속되는 성격이 있는 만큼 섣불리 초기에 투자해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테마의 움직임을 보고 확신이 섰을 때 투자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전용기 파이낸셜뉴스 기자 courage@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