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면서 “이진숙·주호영 후보는 이미 각자의 영역에서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을 지켜왔고 또 지켜갈 분들”이라며 “공관위는 두 분의 역할이 대구시장이라는 단일 직위에 머물기보다 국회와 국가정치 전반에서 더 크게 쓰이는 것이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주호영 의원은 공관위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3월 26일 법원에 국민의힘을 상대로 공천배제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주 의원은 “절차와 내용 모두 하자가 있다”며 “헌법, 공직선거법, 당헌·당규, 공천심사 규정에 비춰 전혀 민주적이지 않고 컷오프 요건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 부당한 결정은 무효”라고 비판했다.
주 의원 측은 법원이 가처분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방안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 의원은 앞서 2016년 총선 때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현재 국민의힘 주류와 보수 진영은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만큼 한동훈 전 대표를 싫어한다. 당 공천 기조가 한 전 대표 출마를 막는 데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주 의원이 한 전 대표와 손을 잡으면 같이 배신자로 낙인이 찍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론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유력하다. 리얼미터가 영남일보 의뢰로 3월 22~23일 이틀간 대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대상 무선 ARS 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응답률 7.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에 따르면 김부겸 전 총리는 모든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과의 양자대결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주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국민의힘 후보와 민주당 김 전 총리까지 3자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국민의힘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앞서 정치권 관계자는 “주 의원은 대구에서 내리 6선을 지냈다. 대구지역 평가도 좋다. 다만 7선 도전은 한국 정치 상황 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구시장으로 목표를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정치인생 마지막 도전인데, 그간의 평가가 다 깎이고 ‘보수의 심장’을 민주당에 넘겨준 역적으로 기록될 선택을 하긴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소속 출마를 택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취지다.

장동혁 대표는 3월 22일 오전 대구에 내려가 지역 의원들을 만나 “모든 것이 당대표인 내 책임”이라며 “대구의 여러 사정과 대구 시민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모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불과 몇 시간 뒤 이 위원장이 컷오프를 발표했다. 주 의원 입장에서는 장 대표에게 배신을 당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컷오프 발표 이후 장동혁 지도부 대응에 대해서도 주 의원은 실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장 대표는 3월 25일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당이 어려울 때는 누군가는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주 의원이) 지금까지 어려운 상황에서 당을 위해 헌신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당을 위한 결정을 해주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주 의원이 법원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를 세게 질렀다. 나중에 물러서려 해도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럼 장 대표나 지도부에서 물밑으로 대화를 해 출구전략을 마련해줘야 한다”며 “그런데 현 지도부는 주 의원 측에 연락을 취하지 않아, 주 의원이 이에 대한 모욕감이 엄청나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이에 정계은퇴까지 각오하고 무소속 출마를 감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 전 위원장을 둘러싸고 다른 지자체로의 전략공천, 재보궐 선거 전환 배치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정권의 무도함과 맞선 투사를 그대로 내쳐선 안 된다”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된다면, 그 자리에 반드시 이진숙 후보를 공천해줄 것을 공관위와 지도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장 대표도 이 전 위원장에 대해 “대구시장이 아니더라도 당을 위해 역할을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고, 당은 필요한 경우 이 전 위원장에 어떤 역할을 맡길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 전 위원장도 처음에는 재보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3월 24일 “대구시장 말고는 단 한 번도 다른 생각을 한 적이 없다”면서도 “(당으로부터) 요청을 받는다면 그 순간부터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경기지사 차출론도 나왔다. 이 전 위원장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튜버 고성국 씨는 이 전 위원장을 ‘유일한 전국구 후보’라며 경기지사 후보로 차출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다음날 이 전 위원장은 “경기지사 후보로 출마할 생각이 전혀 없다. (그런 제안은)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자 민주적 절차에 대한 능멸”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 공관위가 공직 출마 후보로 자격이 없다고 판단해 컷오프했는데, 다른 지역에 전략공천을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전 위원장 입장에서는 대구지역 의원 보궐선거는 당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당에서 공천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그런데 경기지사는 다르다. 공천이 돼도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이에 경기지사 차출은 거부하며 대구시장에 목매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