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담회 현장은 삼천당제약의 불투명한 경영과 파트너사와의 석연찮은 관계만을 노출했다는 평가다. 우선 간담회 내용 측면에서 그간 제기된 의혹을 풀지 못했다. 미국 파트너사와의 ‘총 15조 원 경구용 인슐린·비만 치료제 수출 계약’, 유럽 11개국과의 ‘5조 3000억 원 독점 계약’ 등 최근 발표에 대한 의문에 답하지 못하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천당제약 측이 내세운 논리들이 제약·바이오 업계 상식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전인석 대표는 간담회에서 “경쟁사에게 기술을 따라잡힐 수 있다”고 했다. 또 “유럽식약처(EMA)에 경구용 인슐린 임상을 신청했으며 이는 곧 특허 등록을 의미한다”며 특허번호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공개를 거부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를 제네릭(복제약)으로 인정받았다며 FDA와 오간 이메일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 이메일이 단순 ‘관련 미팅 신청’이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현장 취재진은 해당 파워포인트 장표를 다시 보여 달라고 요구했으나 삼천당제약 측은 이를 거부했다.
#외부 컨설팅업체 대표가 IR 주도?
더욱 의심을 키운 것은 의료 컨설팅 업체 ‘디오스파마’의 석상제 대표였다. 전인석 대표는 간담회에서 기술 관련 주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석상제 대표에게 넘겼다. 석 대표는 본인 이름과 직함에 대한 소개 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신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 없이 간담회장을 떠났다. 삼천당제약 측은 “프라이버시”라며 석 대표에 대한 소개도 거부했다. 이 인물이 석 대표라는 점도 과거 삼천당제약 측 발표자료 내 사진을 찾아낸 현장 취재진들이 확인한 정보다.
문제는 석상제 대표가 삼천당제약 지분을 한 주도 쥐고 있지 않을 뿐더러 회사 내 공식적인 직위도 없는 외부인사라는 점에 있다. 제3자가 회사의 명운을 걸고 대표가 나선 간담회를 주도한 뒤, 신상명세도 밝히지 않은 채 사라진 기괴한 상황이다.
석상제 대표는 삼천당제약의 ‘거래처 대표’다. 석 대표가 이끄는 디오스파마는 의료 컨설팅업체로, 2019년 삼천당제약과 ‘무채혈 혈당측정기’ 판매 관련 계약을 맺었다는 점이 확인된다. 당시 삼천당제약은 디오스파마 무채혈 혈당측정기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얻고 및 유럽 시장 진출 시 수익을 배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7년이 지난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없다. 2019년은 삼천당제약이 현재 핵심 사업으로 내세우는 경구용 플랫폼 기술 ‘S-PASS’의 근간이 되는 경구용 인슐린 관련 기술을 외부에서 구입해온 시기이기도 하다. 삼천당제약은 이 ‘먹는 인슐린’에 관해 2021년 5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총 23차례 ‘미확정’ 공시를 반복해온 바 있다.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한 삼천당제약의 소통 방식 또한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상장사인 만큼 한국거래소를 통한 공시로 해명하거나 대응하는 방식 대신 삼천당제약과 같이 홈페이지 팝업을 통해 입장을 강변하는 경우가 드문 탓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작은 회사다보니 대외 소통 경험과 관련 인력이 부족할 수는 있으나 그간 행보에 신뢰가 안 가다보니 공시에 따른 책임을 피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지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전인석 대표는 보유 지분 매각을 추진하다 지난 4월 6일 철회하기도 했다. 회사의 내재 가치를 가장 잘 아는 대표이사가 주식 매도를 고려했다는 점에서 ‘거품’ 논란을 스스로 불렀다는 비판이 나온다.
#삼천당제약이 불러온 K-바이오 거품론
증권가에서는 삼천당제약과 신라젠, 코오롱티슈진, 네이처셀 등 주가 급등 후 몰락했던 바이오 기업들의 옛 사례를 비교하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온다.

익명을 원한 한 국내 자산운용사 대표는 삼천당제약의 적정 시가총액을 ‘수천 억 수준’으로 혹독하게 평가했다. 주가가 65만 원선일 때를 기준으로도 15분의 1 토막 수준에 불과한 가치다. 그는 “미국 등 선진 바이오 주식 시장의 경우 신약의 최종 허가 전까지는 잠재 가치의 20~30% 정도만을 주가에 선반영하며 극도로 보수적으로 접근한다”며 “한국 시장은 실체 없는 기대감 하나만으로 100% 이상, 때로는 수백%를 과도하게 선반영하는 기형적인 묻지마 투기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주요 금융 시장 중에서 한국 바이오 주가의 거품이 가장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일요신문은 삼천당제약에 앞서 제기된 우려와 석상제 대표 위치 등에 대해 질의했으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가 ‘제네릭으로 분류가 된 것’이라는 답변만을 받았다.
민영훈 언론인 journalist@ilyo.co.kr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