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9년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HDC는 2000년부터 줄곧 공시대상기업집단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위를 유지해 왔다. 공정위 조사 결과 정 회장이 총수(동일인)로 지정된 2006년부터 2024년까지 19년 동안 허위 자료 제출이 반복된 것으로 파악됐다.
약식기소는 사안이 비교적 가볍다고 판단될 때, 정식 재판을 여는 대신 서류 심사만으로 벌금형 등을 내려달라고 검찰이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판사가 서면 검토 후 재판이 필요하다고 보면 사건을 정식 공판으로 넘길 수 있다.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그대로 약식명령을 내린다. 결정이 나온 뒤 일주일 안에 검찰이나 피고인 측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형은 그대로 확정된다.
정 회장 약식 기소 이틀 뒤인 지난 8일 HDC는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 조치를 받았다. 공정위는 HDC가 계열사인 HDC아이파크몰(아이파크몰)을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HDC에 과징금 171억 3000만 원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당시 아이파크몰은 2005년부터 3년 연속 완전자본잠식 상태여서 자력으로는 증자나 차입을 통한 자금 조달이 매우 어려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외부 감사인이 존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할 정도로 아이파크몰의 재무 상황이 악화된 상태에서, HDC가 임대보증금 명목으로 아이파크몰 사업에 필요한 360억 원을 사실상 지원했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보증금 액수는 철저히 아이파크몰의 필요 자금 규모에 맞춰 책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의 약식기소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남아 있는 가운데, HDC 법인에 대한 공정위의 제재와 검찰 고발까지 이어지면서 HDC그룹은 당분간 상당한 법적 대응 부담을 지게 됐다. 이번 아이파크몰 지원 건과 관련해 정 회장 개인이 직접 고발 대상에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향후 검찰의 고발 요청권 행사 가능성 등 수사 확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임대차 거래로 위장한 우회적 자금대여 행위를 제재한 사례”라며 “부당지원행위에 악용되는 사례와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엄중 제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HDC 관계자는 “정몽규 회장은 이들 회사의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으며 이를 고의로 은폐할 의도나 동기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HDC의 아이파크몰 부당지원 혐의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해당 행위가 정상적 거래임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