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대해 1심에서 무죄였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유죄로 판단했다. 김 씨가 블랙펄인베스트 측에 20억 원이라는 거액의 자금과 증권계좌를 넘겨준 것은 단순투자가 아닌 시세조종에 가담한 ‘공동정범’으로 봤다.
통일교 금품수수 혐의 부분도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전에 받은 802만 원 상당의 샤넬백이 1심에서는 무죄였으나,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혔다. 취임식 전이기는 하지만 추후 청탁의 목적이 있었고, 김 씨도 이를 알았으며 단순 친분 관계로 주는 선물이라기엔 너무 고가였다는 판단이다.
다만 명태균 씨로부터 대선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과 항소심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명 씨가 여론조사를 실시해준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을 약속했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김건희 씨에 대해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했다. 2094만 원을 추징하고 그라프 목걸이도 몰수하기로 했다. 앞서 징역 1년 8월에 추징금 1281만 5000원의 1심 선고보다 늘어난 형량이다.

재판부는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혐의, 내란 수사에 대비해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게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통화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 등 1심이 유죄로 판단한 혐의들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어 ‘헌정질서 파괴 뜻은 추호도 없었다’는 허위사실이 담긴 PG(언론 대응을 위한 정부 입장)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던 혐의도 대부분 유죄로 뒤집었다. 허위작성공문서 행사 혐의만 무죄 판단했다.
윤석열 김건희 부부 측은 2심 선고에 불복하며 대법원 상고를 예고했다. 김건희 씨 측 변호인은 “(재판부가) 일부 정황을 너무 확대해석했고, 채증법칙 위반 소지도 있다”며 “대법원에 상고해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 역시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상고해 법리적으로 다툴 수 있는 부분은 대법원에서 치열하게 다툴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에 대한 재판은 이뿐이 아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 항소심, 평양 무인기 관련 일반이적 혐의, 한덕수 전 총리 재판 위증 혐의, 매관매직 사건, 통일교인 국민의힘 집단 입당 의혹 관련 사건 등 1·2심을 합쳐 윤 전 대통령은 8개, 김 씨는 3개, 총 11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1심보다는 형량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특검의 구형량에는 3분의 1도 미치지 못한다. 명태균 여론조사 수수 혐의는 또 다시 무죄가 나왔다”며 “바라보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아직 내란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동안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지선은 민주당이 압승으로 끝날 거라고 보고 느슨해졌는데, 이번 항소심 판결로 다시 결집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4월 20~22일 사흘간 전화면접 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여론조사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은 15%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48%의 3분의 1 수준으로, 국민의힘 당명 변경 이후 최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이어 ‘지방선거 성격’을 봐도 ‘안정 위해 여당 힘 실어줘야’가 58%, ‘견제 위해 야당 힘 실어줘야’는 30%로, 약 2배 차이가 난다. 재판 진행 상황에 따라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는 지점이다(모든 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각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또한 지난 3월 송언석 원내대표가 강하게 밀어붙인 ‘절윤 결의문’ 채택과 관련해, 이후에도 당 지지율 고전이 계속되자 장 대표가 비공개 회의 등에서 “섣부른 절윤 결의문 때문에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취지의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씨의 이번 항소심 선고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4월 29일 일요신문 질의에 “당의 공식입장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비윤’으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공당이 언제부터 ‘이미 탈당했기 때문에’ ‘사법부의 판단이기 때문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느냐”며 “‘윤 어게인’ 세력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번 지방선거는 윤 전 대통령과 함께 침몰할 수밖에 없다”고 아쉬워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