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은 어느 정도 높아졌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여전히 누군가는 술을 마신 채 운전대를 잡고, 누군가는 그로 인해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다. 일요신문은 경찰청과 함께 음주운전 통계, 단속 현장, 교육 현장 등 관련 실태를 차례로 살펴본다. 음주운전은 그저 단속을 피해야 할 행위가 아니라 애초 선택하지 말아야 할 범죄라는 점을 환기하고자 한다. [편집자주][일요신문] 최근 3년 동안 전국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대체로 감소세였다. 그러나 통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오히려 더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다. 일부 지역은 사고 건수만 줄었을 뿐 사망자는 되레 늘었다. 사고 건수는 도심·생활권 도로에 몰렸지만, 지방도·군도 등에서는 사고 대비 사망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음주운전 단속·처벌 강화 이전에 경각심 제고가 여전히 사회적 과제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일요신문은 2023~2025년도 3년 치 전국 음주운전 사고 통계를 확보했다. 2023년 1만 3042건, 2024년 1만 1037건, 2025년 1만 351건으로 차츰 줄었다. 2025년 사고 건수는 2023년보다 2691건 줄어 20.6% 감소했다.
인명피해는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는 2023년 159명, 2024년 138명, 2025년 121명을 기록했다. 부상자는 2023년 2만 628명에서 2025년 1만 6304명으로 감소했다. 통계상 음주운전 교통사고 감소세는 비교적 뚜렷한 모양새지만, 절대 숫자는 결코 작지 않았다.
이 같은 감소폭만으로 음주운전 사고 위험이 충분히 낮아졌다고 볼 수는 없다. 더구나 지역별·도로별·사고유형별로 나누면 흐름은 정반대로 나타난다.

지역 편차가 컸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경상남도다. 경남도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2023년 769건에서 2024년 680건, 2025년 585건으로 매년 줄었다.
그러나 사망자 통계가 반대로 움직였다. 경남의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는 2023년 14명에서 2024년 12명으로 줄었다가, 2025년 20명으로 증가했다. 2025년 경남은 전국에서 음주운전 교통사고 사망자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기록됐다.
경남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구와 충청북도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대구의 경우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2023년 558건에서 2025년 414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사망자가 같은 기간 2명에서 6명으로 늘었다. 충북 역시 사고 건수는 2023년 568건에서 2025년 422건으로 감소했지만, 사망자는 5명에서 9명으로 늘었다.

서울도 이를 남의 일로 치부하긴 어려운 처지다. 서울의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2023년 1926건에서 2024년 1567건으로 줄었으나, 2025년에는 1589건으로 소폭 늘었다. 전국 전체 사고가 2024년 1만 1037건에서 2025년 1만 351건으로 계속 감소한 것과 달리, 서울은 같은 기간 소폭 증가한 셈이다.
사망자도 크게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 서울의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는 2023년 8명, 2024년 12명, 2025년 10명으로 매년 1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도로 종류별 통계에서도 특이점이 나타났다. 음주운전 사고 자체는 특별광역시도와 시도 등 도심·생활권 도로에서 많이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도로 종류별 전체 음주운전 사고는 2023년 1만 3042건, 2024년 1만 1037건, 2025년 1만 351건으로 3년간 총 3만 4430건이었다. 이 가운데 특별광역시도와 일반 시도 사고는 2023년 8860건, 2024년 7541건, 2025년 6940건으로 매년 전체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2025년 기준으로는 특별광역시도 음주운전 사고가 3662건으로 가장 많았고, 시도가 3278건으로 뒤를 이었다.
문제는 지방도·군도다. 사고 대비 사망 비중이 높았다. 2025년 기준 사고 100건당 사망자는 지방도 2.46명, 군도 3.02명이었다. 같은 해 특별광역시도는 0.79명, 시도는 1.22명 수준이었다. 사고 건수는 도심·생활권 도로에 몰렸지만, 한 번 사고가 났을 때 사망으로 이어질 위험은 지방도·군도에서 더 컸다는 뜻이다.
이는 음주운전 단속이 상대적으로 적게 이뤄지는 곳에서 사고 발생이 잦았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음주운전 대책이 대도시와 간선도로 중심의 단속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고 건수보다 치명도에 초점을 맞춘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사고 유형별로도 위험도가 달랐다. 사고 건수는 차대차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치명도는 차량단독·차대사람 사고가 훨씬 높았다.
2025년 음주운전 사고 유형 가운데 차대차 사고는 8808건이었다. 사망자는 56명으로, 사고 100건당 사망자는 약 0.64명이었다. 차량단독 사고는 931건에 사망자 39명, 사고 100건당 사망자는 4.2명이었다. 차대사람 사고는 612건에 사망자 26명이 발생, 사고 100건당 사망자는 4.3명이었다.
음주 상태에서는 속도 조절, 차선 유지, 보행자 인지, 돌발 상황 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차량단독 사고는 가드레일·전신주·가로수 충돌이나 도로 이탈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대형 인명피해 가능성이 크다. 차대사람 사고 역시 보행자가 직접 피해를 입는 만큼 사망 위험이 높다.

도로별로는 사고가 많이 나는 곳과 치명적인 곳이 달랐다. 사고 건수는 특별광역시도와 시도 등에서 많았지만, 사고 대비 사망 비중은 지방도·군도에서 높았다. 사고 유형별로도 차대차 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차량단독·차대사람 사고의 치명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음주운전 사고가 줄었어도 위험은 여전하다는 해석을 낳는다.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는 순간 사고 가능성은 누군가의 부상과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단속만 피하면 될 문제가 아니라, 애초 선택하지 말아야 할 범죄라는 인식이 더 강해져야 하는 이유다.
경찰청은 "음주운전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상죄로 가중 처벌되고, 상습 음주운전자의 차량은 압수하는 등 강력하게 처벌된다"며 "도로교통법에 따라 운전면허도 취소되므로 어떤 경우에도 음주운전은 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주현웅 기자 chescol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