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가 공개한 조감도에는 국군사관학교 본부와 육군·해군·공군학부가 각각 배치됐다. 생도들은 4년간 같은 캠퍼스에서 생활하면서 1·2학년에는 인공지능(AI)과 우주·사이버·전자기 스펙트럼 등을 포함한 전 영역 작전 관련 공통교육을 받고, 3·4학년에는 각 군에 맞는 전공·특성화 교육을 받는다. 생도별 자율·특성화 학사운영과 국제적 소양 교육도 도입한다. 현재 약 24%인 민간 교수 비율은 50% 이상으로 높이고, 우수 교원 유치를 위해 국립대학 교원 수준의 처우를 보장할 계획이다.
다만 국군사관학교가 언제 문을 열고 첫 통합 생도를 선발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는 육·해·공군별 진학 인원을 미리 정해 선발하되 군을 정하지 않은 공통 선발 인원도 별도로 뽑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체 모집 인원 역시 현재 육사 약 330명, 공사 약 230명, 해사 약 170명 등 735명 수준보다 늘리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구체적인 군별 정원과 선발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당초 이르면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입학하는 2028학년도부터 통합 선발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수험생의 준비 기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정부는 구체적인 시행 시점을 밝히지 않았다.

박 대변인은 “대전 자운대로 통합하겠다는 계획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해군 생도를 바다 없는 곳에서, 공군 생도를 활주로 없는 곳에서 교육시키겠다는 것이 과연 전문성을 강화하는 길인가”라며 “군사적 상식보다 정치적 계산이 앞선 결과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입시와 예산, 개교 시기조차 확정하지 못한 채 멀쩡한 학교부터 없애겠다고 발표하는 정부를 어느 국민이 신뢰하겠나”라고 덧붙였다.
사관학교 동문과 예비역 군인들의 반발도 거세다. 육·해·공군 사관학교 총동창회와 육사 생도 학부모 모임 등은 7월 8일 국회 앞에서 주최 측 추산 2000여 명이 참석한 통합 반대 총궐기대회를 열고 통합 계획의 철회와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박판준 육사 총동창회장은 “통합이 우수 생도 모집이나 군의 합동성 강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해사 총동창회는 해군 장교에게 필요한 전문성과 정체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공사 총동창회는 공중·우주 환경에 특화된 정예 장교 양성에 한계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각각 문제로 들었다.
김요환 전 육군참모총장도 이날 집회에서 “사관학교를 통합하기보다 초급간부의 복무 여건을 개선해 우수 인재가 군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일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총동창회 측은 각 군의 작전 환경과 임무가 서로 다른 만큼 입교 단계부터 군별 전문교육과 정체성 형성이 필요하다며, 충분한 검증과 의견 수렴 없이 통합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는 국회 설명과 공청회, 정책설명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8월 첫째 주나 둘째 주 공청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여기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오는 10월 통합 선발 시기와 방식, 교육과정, 개교 시점 등을 담은 세부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7월 16일 국군사관학교 창설 기본계획을 발표한 뒤 “개혁은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국방부는 열린 자세로 국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의견 수렴과 별개로 국군사관학교 설치법 제정을 연내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이후 캠퍼스 조성과 이전 방식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지만, 통합에 반대하는 정치권과 각 사관학교 동문·예비역 단체를 설득하고 군별 전문성 약화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향후 추진 과정의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