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와 용산구는 즉각 반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공원 본체부지가 국가공원을 조성하기로 한 땅인 점을 짚으며 일부라도 주거용으로 돌리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용산구도 본체부지 주택 공급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용산공원 전체를 개발하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자 정부·여당도 해명에 나섰다. 용산공원 전체를 아파트 단지로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장교숙소 등 이미 건물이 들어서 있거나 공원 기능이 훼손된 일부 부지를 활용해 청년·신혼부부·다자녀 가구에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용산공원 활용 카드로 촉발된 논란에 정부가 지나치게 매몰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일요신문i’에 “용산공원 추가 개발과 같이 추가 공급 대책을 내놓기보다 이미 발표한 공급계획에 속도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가 이야기한 공급 대책 진행이 매우 느린 상황에서 용산공원 추가 개발은 공급계획을 더 늦출 뿐이다. 정치적인 논란이 나오고 있는 용산공원 개발에 집착하면서 당초 논의해야 할 안건을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부와 서울시 간 협의 자리가 성사됐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상태다. 김 장관과 오 시장은 지난 20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만나 용산공원 활용 문제를 논의했지만 공원 본체부지 주택 공급 여부를 놓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김 장관은 이미 훼손된 부지 등을 제한적으로 활용하자는 입장을 재확인했고, 오 시장은 본체부지는 일부라도 주택용지로 전환할 수 없다고 맞섰다. 양측은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지만 핵심 쟁점에서는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다만 본체부지 밖에서는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다. 현재 국회 본회의에 계류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의 주택 공급 관련 내용은 본체부지를 주택용지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캠프킴 등 복합시설조성지구의 공원·녹지 확보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이다. 오 시장도 본체부지 개발에는 반대하면서 캠프킴·경리단 부지·외교부 주차장 등 본체부지 밖 주변 부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에는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장 집회 등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만난 용산구 주민 A 씨는 “뉴욕의 센트럴파크처럼 서울을 대표하는 국가공원을 만든다더니 갑자기 아파트를 짓는다고 한다”며 “최근 신용산 일대 상권이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용산공원 부지를 한강과 같은 (여가) 공간으로 조성하는 게 아니라 아파트를 지어 활기찬 동네 분위기를 다시 답답하게 만들려는 생각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정부 입장에선 용산공원 협상이 결렬될 경우 정치·행정적 부담이 적지 않을 수 있다. 용산 내 의미 있는 공급 물량 확보가 어려워질 경우 8·13 대책에서 강조한 ‘신속 공급’ 의지가 훼손될 수 있다. 반면 오 시장은 미래세대를 위한 녹지를 지킨다는 명분을 앞세워 국가공원화 원칙을 지킨 성과를 내세울 수 있다.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안은 앞서 문재인 정부 후반 8만 호 공급 규모로 거론된 바 있지만 현실화되지 못했다. 강병원 당시 민주당 의원이 2021년 용산공원 본체부지 일부를 택지로 활용하는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지역 반발과 국가공원 훼손 논란, 8만 호 고밀개발의 현실성·절차 문제 등에 부딪혔다. 법안은 국토위 심사 단계에 머물다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제20대 대선 후보로 나섰던 2022년 1월 총 311만 호 주택 공급 공약을 발표하면서 용산공원 일부와 주변 미군기지 반환부지를 활용한 주택 10만 호 공급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
김철준 기자 cj5121@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