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급액도 소득 수준에 따라 3단계로 차등화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기준중위소득 20% 이하 노인에게는 2027년 월 38만 원, 2028년 40만 원을 지급하고, 20~40% 구간은 35만 9000원에서 36만 7000원으로 인상하는 방식이다. 기준중위소득 40% 초과 수급자는 35만 원으로 동결하되 새 선정 기준을 넘는 기존 수급자에게는 2032년 3월까지 5년 동안 수급 자격을 유지하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저소득층에 대한 부부감액 완화와 저소득 직역연금 수급자에 대한 기초연금 지급 등도 검토됐다.
정부가 개편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노인 인구 증가에 따른 재정 부담과 현행 제도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 현재처럼 노인 인구의 70%를 목표로 지급 대상을 정할 경우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늘어날수록 기초연금 지출도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다. 또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노인과 저소득 노인에게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기보다 한정된 재원을 소득이 낮은 계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하후상박’ 개편의 취지다.
하지만 개편 방향이 알려지면서 기초연금 수급 대상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행 제도는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가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선정기준액을 정하는 구조지만, 기준중위소득을 기준으로 바꾸면 전체 노인의 일정 비율을 수급자로 보장하지 않게 된다. 정부는 새 기준을 넘는 기존 수급자에 대해서는 2032년 3월까지 수급 자격을 유지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향후 기초연금 수급 연령에 진입하는 노인 가운데 현행 제도에서는 대상이 됐을 일부가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8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행 기준에서는 1인 가구의 월 소득인정액이 247만 원을 넘지 않으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개편안이 도입되면 그 문턱이 205만 원으로 높아진다”며 “지금은 월 소득인정액이 210만 원인 60대가 기초연금 35만 원을 받을 수 있지만 개편안이 통과되면 지급액이 0원이 되는 비극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는 평생 정직하게 세금을 납부한 5060세대에게 ‘기초연금 35만 원조차 받을 자격이 없다’고 선고하는 것”이라며 “상식을 벗어난 기초연금 개편안을 당장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작 가장 소득이 낮은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수급 노인의 실질소득을 늘릴 방안은 빠져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재 생계급여를 받는 노인들은 소득 수준상 기초연금 수급 대상에도 포함되지만, 받은 기초연금은 생계급여 산정 시 소득으로 전액 반영된다. 이에 따라 매달 25일 기초연금을 받더라도 다음 달 20일 지급되는 생계급여에서 같은 금액이 삭감된다. 기초연금을 지급하고 다시 생계급여에서 빼는 이른바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빈곤노인기초연금보장연대는 28일 “정부가 준비한 개편안에는 ‘줬다 뺏는 기초연금’의 개선책이 아예 없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이처럼 기초연금을 받고도 생계급여에서 같은 금액이 삭감되는 노인은 2024년 76만 명에서 지난해 87만 명으로 늘었다. 단체는 조만간 대상자가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단체는 “이런 구조에서는 아무리 기초연금이 올라도 수급 노인의 총소득에는 변화가 없다”며 “이 때문에 기초생활수급 노인 중에서는 기초연금을 아예 신청하지 않는 분들도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인권위원회가 2023년 노인 인권 보장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을 권고했음에도 이번 개편 논의에서도 개선책이 빠졌다”고 비판했다.
보건복지부는 당초 8월 26일로 예정했던 개편안 발표를 한 차례 연기한 데 이어 27일 오후 2시 정은경 장관이 직접 진행할 예정이던 사전 설명회도 시작 약 1시간을 앞두고 취소했다. 복지부는 “기초연금 개편 방안의 일부 사항이 최종 결정되지 못해 불가피하게 취소됐다”고 밝혔다. 새로운 발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