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대법원장은 이른바 ‘갈아타기’ 매매를 한 것으로 보인다. 조 대법원장은 송파구 빌라 매도 계약 바로 다음 날인 2025년 9월 24일 배우자 박 씨와 공동명의로 서울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아파트를 20억 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후 지난 1월 15일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부동산 담보 대출은 받지 않았다.
조 대법원장은 2023년 11월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뒤 송파구 빌라 투기 의혹을 받았다. 배우자 박 씨 명의로 경기 성남 분당구 ‘삼성아데나루체’ 아파트를 이미 소유한 상태에서 송파구 재개발구역 빌라를 추가 매입했고, 분당구 아파트와 송파구 빌라 모두 임대를 놓았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조 대법원장은 경기 수원 영통구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하고 있었다.
조 대법원장은 2020년 1월 재정비촉진계획이 결정된 구역에 있는 송파구 빌라를 배우자 박 씨와 함께 2020년 6월 7억 6000만 원에 매입했다. 조 대법원장은 송파구 빌라에 거주하지 않았다. 해당 빌라엔 한 달 전인 2020년 5월 보증금 2억 10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맺은 임차인이 살고 있었다. 조 대법원장은 송파구 빌라 매입 2년 뒤인 2022년 5월엔 전세 보증금 2억 3000만 원에 새롭게 임대 계약을 맺었다.
조 대법원장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비거주 2주택자였다. 배우자 박 씨 명의로 2005년부터 소유한 분당구 아파트 역시 전세 보증금 10억 원에 임대한 상태였다. 조 대법원장 부부는 박 씨 소유 분당구 아파트에 한 번도 거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법원장은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에서 “적절한 매수인을 찾는 대로 2주택 상황을 해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송파구 빌라와 관련해 “재개발이 완료되면 실제 입주해 거주하려고 매수했다”며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를 매각하려 했으나 부동산 경기 상황 등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2주택 상황이 해소되지 않아 송파구 빌라 역시 매각을 추진했으나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조 대법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2주택 상황 해소 의사를 재차 밝혔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3년 12월 5일 인사청문회에서 “(조 대법원장) 후보자는 서면을 통해 기본적으로 부동산이 투기 수단으로 악용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다주택자가 되는 사정은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고 답변을 했다”며 “후보자께서 송파구 빌라와 분당구 아파트를 3년 이상 매각하지 않는 것이 과연 그 해명에 해당하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정문 의원은 이어 “공직자로서 품성, 태도 등을 고려할 때 조속히 2주택 부분은 어떤 형태로든지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동의하냐”고 물었다. 조 대법원장은 “그렇게 하고 있고 또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조 대법원장은 2023년 12월 취임 후 대법원장 공관으로 이사했다. 이후 비거주 2주택을 유지하다가 2025년 9월 성동구 아파트 매입 계약 전날에서야 송파구 빌라 매도 계약을 맺었다. 조 대법원장은 2025년 11월 송파구 빌라 매도를 완료하며 잠시 1주택자가 됐다. 지난 1월 성동구 아파트 매입을 완료하며 다시 2주택자가 됐다.
조 대법원장은 배우자 박 씨 명의 분당구 아파트는 여전히 팔지 않았다.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8월 중순 잠시 21억 원에 매물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갔다. 8월 중순은 정부가 비거주 주택 세 부담을 늘리는 세제개편안을 지난 8월 3일 발표하면서 아파트 매물이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오던 때다. 이후 정부는 세제개편안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자 재검토에 들어갔다.
부동산 경기로 인해 배우자 박 씨 명의 분당구 아파트 매각이 어려웠는지는 의문이다. 박 씨 소유 분당구 아파트 단지에 박 씨와 같은 평형 아파트는 총 21세대다. 이 중 6세대는 2024년~2025년 매매됐다. 매매가는 16억 8000만~17억 8000만 원 수준이었다. 현재 분당구 아파트 임차인은 갱신요구권을 사용해 계약 기간은 오는 2027년 6월까지로 전해졌다.

한편 조 대법원장 배우자 박 씨 명의 분당구 아파트에 삼성전자가 2005년 3월 전세권 설정 등기를 한 이력이 확인됐다. 전세금은 3억 원, 기간은 2005년 3월~2007년 3월이었다. 2005년 3월 조 대법원장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였다. 조 대법원장은 2006년 2월 부산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하고 2006년 8월 서울고법으로 전보됐다.
조 대법원장은 공교롭게도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부임한 직후 삼성그룹 관련 재판을 맡았다. 삼성 에버랜드 전·현직 사장이 전환사채를 이재용 회장에게 헐값에 넘긴 혐의로 받는 재판 항소심이었다. 당시 참여연대는 삼성그룹 차원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헐값에 발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 대법원장이 맡은 삼성 에버랜드 재판 항소심은 2007년 1월 18일 선고 예정이었다. 그런데 조 대법원장은 선고 예정일을 이틀 앞둔 2007년 1월 16일 변론 재개 결정을 내렸다. 이재용 회장 등이 전환사채 인수대금을 납입하게 된 과정에 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추가 심리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우연의 일치일까. 같은 날인 2007년 1월 16일 삼성전자의 조 대법원장 배우자 박 씨 소유 분당구 아파트 전세권 설정도 해지됐다. 이후 조 대법원장은 2007년 5월 삼성 에버랜드 전·현직 사장에게 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30억 원을 선고했다. 1심보다 높은 형량이었다. 그러나 이후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무죄 판결을 받자 2009년 5월 대법원은 삼성 에버랜드 전·현직 사장에 대해서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을 했다.
일요신문은 조 대법원장이 2주택 상황을 해소하겠다는 후보자 시절 발언 등에 관한 입장을 듣고자 대법원 공보관실로 지난 8월 25일 연락하고 이메일로 질의 내용을 전달했다. 8월 28일 오전까지 답변은 오지 않았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