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고강도 운동 시 소화기관 혈류 차단돼 장벽 손상 등 유발…공복 운동도 장에 큰 부담
[일요신문] ‘꾸준히 열심히 하고 있는 운동이 오히려 건강을 망치고 있다면?!’
일주일에 5~6일씩 운동을 하고, 건강하게 먹고, 하체 운동도 절대 거르는 법이 없다. 그런데도 왜 여전히 배가 더부룩하고, 피곤은 가시지 않고, 유행하는 감기란 감기는 다 걸리는 걸까. 답은 의외로 간단한 곳에 있을 수 있다. 바로 ‘쉼’이 없기 때문이다. 피트니스 및 건강 전문가들에 따르면 몸이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은 채 또 다시 혹독한 운동을 하면 우리 몸은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게 된다. 특히 장내 미세한 균형이 깨지면서 장 건강이 손상될 수 있다. ‘더 바디 마인드 워크아웃’의 퍼스널 트레이너인 데시 바틀릿 박사는 ‘데일리메일’을 통해 “스트레스는 계속 쌓이는데 회복이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불균형은 단순히 피로감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장 건강은 물론이요, 면역 체계, 기분, 심지어 장기적인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시간 고강도 지구력 운동, 특히 러닝은 장에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운동 가운데 하나다.바틀릿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장시간 고강도 지구력 운동, 특히 러닝은 장에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운동 가운데 하나다. 달리는 동안에는 소화기관으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하는 데다 반복적인 충격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쉬는 날 없이 매일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을 실시하는 습관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경우 신체를 반복적인 생리적 스트레스 상태에 놓이게 하고, 이에 따라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 코르티솔은 부신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신진대사와 수면-각성 주기를 조절하는 데 필수적이다. 흔히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코르티솔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문제는 코르티솔 수치가 장시간 높게 유지되거나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 발생한다. 즉, 충분한 회복 없이 격렬한 운동을 반복할 때 그렇다.
고중량 웨이트 트레이닝은 일반적으로 장에 가해지는 부담은 적지만, 운동 강도나 운동량을 줄이지 않은 채 일주일에 6~7일씩 고강도 운동을 지속하면 장에 동일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바틀릿 박사는 “어떤 운동을 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건 운동 패턴이다”라고 말하면서 “강도+기간+휴식 없음이 바로 문제를 일으키는 공식이다”라고 강조했다.
운동을 하는 동안에는 실제 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격렬한 운동을 하는 동안 혈류는 소화기관에서 빠져나와 이를 가장 필요로 하는 근육, 심장, 폐로 더 많이 이동한다. 이는 우리 몸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단기적인 생존 반응이다.
문제는 운동 시간이 너무 길거나, 운동 횟수가 너무 빈번하거나, 혹은 운동 전 몸에 필요한 영양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때 발생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장 내벽은 혈류 감소로 인해 부담을 느끼게 되고, 제대로 회복할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된다.
운동 시간이 너무 길거나, 운동 횟수가 너무 빈번하면 장 내벽은 혈류 감소로 인해 부담을 느끼게 된다.이와 관련,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의학 교수인 킴 바렛 박사는 ‘라이브 사이언스’에 “지구력 운동이나 고강도 운동으로 인한 신체적 스트레스는 장내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그 결과 설사, 복부 팽만감, 복통이 유발될 수 있다. 강도 높은 운동은 소화기관으로 가는 혈류를 차단해 장 기능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2024년 ‘생리학 보고서’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훈련된 선수들이 60분 동안 고강도 러닝머신 달리기를 단 한 번만 해도 장벽 손상 지표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장벽이 손상되면 우리 몸에서는 어떤 일이 발생할까. 이에 대해 바틀릿 박사는 “장과 뇌는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받는다. 이에 따라 장에 부담이 가해지면 결과적으로 기분 변화, 수면 장애, 신체 전반의 염증 상태에 변화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바로 이런 까닭에 지속적으로 과도한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소화기 문제와 함께 신경질적인 태도, 즉 짜증이나 예민함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일반적으로 대장암 위험을 낮추지만, 이러한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몸이 충분히 회복할 시간을 주지 않으면 되레 몸에 염증이 발생하고, 장의 보호막에 부담이 가해져 오히려 운동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
또한 2022년 ‘스포츠 의학’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몸이 회복될 틈도 없이 강도 높은 운동을 매일 실시할 경우에는 장내 세균에도 양적 및 질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이런 경우 장내 세균의 불균형 상태가 유발돼 염증이 촉진되고 신진대사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
그렇다면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무엇을, 어떻게 먹는 게 좋을까. 이에 대해 바틀릿 박사는 고강도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공복 상태에서 운동을 한 뒤 몇 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습관이 장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준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고강도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소화가 잘되는 탄수화물 중심의 음식을 적당량 섭취하고, 운동을 마친 후에는 한두 시간 이내에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포함된 제대로 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쉬는 날이라고 해서 칼로리를 줄여선 안 된다. 오히려 운동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은 휴식일에는 운동 전후에는 소화하기 힘들었던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 이를테면 채소, 콩류, 통곡물, 요거트나 김치 같은 발효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장이 힘들어요" 다섯 가지 경고 신호
지금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운동하고 있다면 대개 다음과 같은 신호가 나타난다. 단, 하나의 증상만 보기보다는 여러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지 살펴봐야 한다.
#병치레가 잦다
평소에는 건강하고 체력도 좋은데 근래 들어 유난히 감기나 감염에 자주 걸린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지나치게 과도한 운동량으로 인해 장 건강과 밀접하게 연결된 면역 체계에 부담이 가해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
#오후가 되면 에너지가 급격히 떨어진다
아침에 강도 높은 운동을 한 후 오후 2시쯤만 되면 에너지가 방전되는 느낌이 든다면 이는 정상적인 현상이 아니다.
#복부 팽만이 계속된다
가끔 잘못된 식사를 한 후 일시적으로 배가 더부룩할 수 있지만, 복부 팽만이 매일 지속된다면 문제가 있다.
#수면 장애가 계속된다
몸이 스트레스 반응인 ‘투쟁-도피’ 상태에 머물러 있다면 깊은 잠을 자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운동 능력이 떨어진다
더 열심히 운동하는데도 오히려 속도가 느려지거나 운동 수행 능력이 떨어진다면 이는 단순히 의지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몸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두꺼울수록 심혈관질환 위험 낮춘다…허벅지 두께와 수명의 상관관계
‘허벅지가 굵을수록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산다.’
대퇴사두근을 포함한 허벅지 근육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근육 가운데 하나다. 일상적인 움직임을 가능하게 해주는 동시에 관절을 지지하고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이외에도 강한 허벅지는 전반적인 건강을 개선하고 수명을 연장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요컨대 허벅지 근육이 많고 두꺼울수록 심장질환, 당뇨병, 인지기능 저하를 비롯한 전반적인 사망 위험이 낮아진다.
허벅지 근육이 많고 두꺼울수록 심장질환, 당뇨병, 인지기능 저하를 비롯한 전반적인 사망 위험이 낮아진다.‘미국의학저널’에 발표된 허벅지 근력과 사망률 사이의 관계를 추적 관찰한 5년간의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했다. 연구 대상은 심장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에 노폐물이 쌓이는 관상동맥 질환(CAD) 환자들이었다. 연구진은 해당 질환으로 입원하거나 수술을 받은 평균 65세 관상동맥 질환 환자 1314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으며, 대부분은 남성이었다. 관찰이 진행된 5년 동안 118명이 다양한 원인으로 사망했고 이 가운데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한 환자는 63명이었다.
조사 결과, 연구진은 상대적 다리 근력(체중 대비 다리 근력)이 10% 더 높은 사람들의 전체 사망 위험은 23%, 심장 관련 원인으로 사망할 위험은 34% 더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골격근의 약화는 운동 능력 저하와 신체 활동 감소를 촉발한다. 신체 활동 감소 자체가 심혈관질환과 노쇠의 독립적인 위험 요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셈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또한 “중요한 점은 저항성 운동(근력 운동)이 근력, 근육량, 신체적 기능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라고 덧붙였다.
허벅지 둘레 역시 심각한 건강 문제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2020년 ‘내분비학 커넥션’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허벅지가 두꺼울수록 고혈압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체중인 사람들에게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뚜렷했다.
연구진은 중국의 한 대규모 지역사회에서 40세 이상의 성인 9520명을 모집한 후 이들의 양쪽 허벅지 둘레를 측정한 뒤 평균값을 산출했다. 그런 다음 허벅지 크기에 따라 대, 중, 소의 세 그룹으로 나눈 후 각 그룹의 혈압을 비교했다. 그 결과, 특히 과체중 및 비만 그룹에서 허벅지 둘레가 두꺼울수록 고혈압 발생률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나이, 허리둘레, 흡연 여부, 과거 병력 등의 요인을 고려해서 적용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연구진은 허벅지가 굵은 사람들이 허벅지가 얇은 사람들에 비해 고혈압 위험이 약 49%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런가 하면 60~85세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의 한 연구에서는 다리 근력이 강할수록 뇌 기능도 더 활발하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라이프스타일 의학 저널’에 소개된 이 연구에서는 1508명의 다리 근력을 측정한 결과, 다리 근력이 더 강한 사람들이 인지 기능 검사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허벅지 근육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근력 운동만 한 것이 없다. 스쿼트, 레그 프레스, 데드리프트, 런지와 같은 복합 운동은 일상적인 움직임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육을 만드는 데 효과적이다. 이 밖에도 자전거 타기, 걷기, 요가 등은 근육을 키울 뿐만 아니라 유연성, 이동성, 지구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