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검사’ 논란 김지용 후보자 향한 범여권 강경파 공세 예고…국힘은 ‘집안싸움 유도’ 전략 세워
[일요신문] 10월 2일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수장은 아직 공석이다.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면서 인사청문회가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진통 끝에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10월 14일 열리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번 청문회는 야권의 공세보다 여권 내 갈등에 시선이 모아진다.
진통 끝에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10월 14일 열리는 것으로 결정됐다. 사진=이종현 기자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9월 7일 중수청장 후보자로 검찰 출신 김지용 변호사를 제청했다. 9월 8일 이재명 대통령은 김 변호사를 중수청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를 두고 국민의힘은 날 선 반응을 내놨다. 검찰개혁 반대론자였던 김 후보자가 정권교체 이후 스탠스를 바꿨다는 이유였다.
흥미로운 대목은 여권 강경파 인사들 역시 김 후보자를 비토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이들은 김 후보자가 친윤 검사라며 이 대통령을 향해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전당대회 이후 잠잠한 것처럼 보였던 여권 집안싸움이 김 후보자 지명 이후 다시 불붙는 모양새였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10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다양한 의견의 시간은 지나고, 중수청장 인사청문회 시간이 왔다”고 밝혔다. 사진=박은숙 기자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10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다양한 의견의 시간은 지나고, 중수청장 인사청문회 시간이 왔다”고 밝혔다. 최고위가 열리기 전 김 대표는 민주당 유튜브를 통해 “당에서도 이제 이 문제에 대해 제어할 때가 됐다는 얘기를 했다”고 했다. 중수청이 문을 연 상황에서 청장 자리를 더 이상 비워둘 수 없다는 취지였다.
그럼에도 반발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했던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10월 7일 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중수청장 후보자의 부적격 사유’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추 지사는 “김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사유가 크게 3가지”라면서 이렇게 적었다.
“(김 후보자는) 서울고검 차장검사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호하기 위해 윤석열 징계 반대 불법 집단행동을 한 친윤, 친한 검사다. 대검 형사부장 당시 검찰개혁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한 검찰주의자다. 서울고검 차장검사 당시 채널A 사건 한동훈을 수사한 정진웅 검사를 부당하게 기소하는 공소기록에 기소를 승인하는 결재도장을 찍었다는 의혹이 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10월 7일 밤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수청장 후보자의 부적격 사유’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사진=박은숙 기자추 지사는 “수사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후보자가 중수청장이 돼야 한다고 하나, 정진웅 검사에 대한 독직폭행 사건도 무죄로 확정됐고 이광철 민정비서관에 대한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도 무죄로 확정됐다”면서 “무죄에 따른 공동 책임을 져야 하는 자에게 수사 조직 인사로서는 최초이자 최고의 월계관을 씌운다는 것이 말이 되느나”고 반문했다.
그는 “두 사건은 검찰개혁을 진행하던 문재인 정부의 민정수석실과 법무부를 겨눴던 상징적 왜곡 조작 사건이었다”면서 “국민이 지켜본다. 검증 똑바로 하자”고 강조했다.
원내에서도 강경파 의원들의 반대 여론이 분출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 지명 초기부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는 “수사와 기소 분리, 검찰개혁에 반대했던 사람이 중수청장으로 오는 것이 맞는지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의구심을 표출한 바 있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는 “수사와 기소 분리, 검찰개혁에 반대했던 사람이 중수청장으로 오는 것이 맞는지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의구심을 표출한 바 있다. 10월 1일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의 만찬 장면. 사진=청와대 제공앞선 10월 1일 이재명 대통령은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와 만찬을 가지며 강경파 달래기에 나섰다. 청와대에선 ‘중수청장 후보자 문제와 정 전 대표 만찬은 별개’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여의도에선 여권 내부 반발을 진화하려는 시도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범여권인 조국혁신당 반발도 거세다. 검찰개혁 등 형사사법체계에 대한 개혁 노선을 두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노선 분화가 뚜렷하게 이뤄지는 형국이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는 10월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저희(조국혁신당)는 청문 요청이 온 다음엔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정당방위 이상은 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청문 과정에서 따질 것은 따지겠다”고 했다.
신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검사는 무조건 안 되냐’면서 ‘박은정, 이성윤(도 검사 출신이다)’ 이런 말씀을 하셨다”면서 “원균도 이순신도 조선 수군인 건 맞다. 조선 수군은 다 안된다는 것이 아니라 자격을 갖췄냐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이다. 검사 안에도 여럿이 있는데 하필이면 (김지용 후보자냐)”고 했다.
검찰개혁 등 형사사법체계에 대한 개혁 노선을 두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노선 분화가 뚜렷하게 이뤄지는 형국이다. 7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의원총회. 사진=박은숙 기자검사 출신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김 후보자에 대해 줄곧 ‘친윤 검사’라고 주장해 왔다. 10월 7일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박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지금 민정수석부터 시작해서 검찰주의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면서 “개혁을 실행할 주체들이 전혀 임명되지 않고 있는데, 친윤 행각을 했던 중수청장 후보자만을 왜 그토록 고집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행안위에서 열린다. 조국혁신당에선 정춘생 의원이 행안위 소속이다. 정 의원은 김 후보자의 여러 의혹과 관련한 철저한 검증을 예고한 상태다. 행안위 소속 민주당 의원 중에선 윤건영 박주민 의원이 강경파로 분류된다.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에 대해 집권당 의원들이 공세를 펴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될 전망이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10월 7일 BBS라디오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이분이 검찰개혁에 대해서 얼마만큼 동의하느냐, 초대 중수청장 후보로 적합한 사람이냐, 그런 자질을 갖고 있느냐는 걸 치열하게 검증하는 게 대통령께도 도움이 되고 우리 국민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행안위에서 열린다. 행안위 소속 민주당 의원 중에선 윤건영 박주민 의원이 강경파로 분류된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 사진=박정훈 기자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10월 6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분(김 후보자)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대원칙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굉장히 강하게 앞장서서 냈던 분”이라며 “중수청이라는 기구가 탄생하게 된 철학적 배경이 검사의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는 건데, 여기에 반대했던 분이 초대 중수청장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가 가장 큰 의문”이라고 짚었다.
국민의힘은 여권의 ‘집안싸움’을 유도하는 청문회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검찰개혁 반대론자가 이재명 정부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나선 것과 관련해선 의문스러울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 “민주당에서는 김 후보자가 지명된 것에 대해 헷갈리는 심정인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개혁 반대론자가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가 된 모순을 짚어낸다면, 민주당에서도 서로 다른 목소리가 격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친윤인지 반윤인지를 따지는 데 집중하는 민주당식 후보자 검증 방식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사진)은 10월 2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친윤, 반윤을 따지기 전에 국민을 봤어야 한다”면서 “충성도를 따질 시간에 자질과 능력을 검증했어야 한다”고 했다. 사진=박은숙 기자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10월 2일 SNS에 “대통령까지 나서서 ‘김 후보자는 친윤이 아니라 반윤’이라고 설명했다”면서 “(중수청 출범 과정서)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건 조직이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 후보자가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지였다. 그런데 (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마친 뒤 나온 말이 ‘친윤이 아니다’, ‘반윤 행적이 있다’는 해명이라면 국민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진 의원은 “친윤, 반윤을 따지기 전에 국민을 봤어야 한다”면서 “충성도를 따질 시간에 자질과 능력을 검증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